머스트잇·트렌비, 재무건전성 이상 無
정산주기 앞당겨 신뢰 강화 고삐
경쟁 보다 수익구조 안정화 집중..."내실 다질 것"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명품 플랫폼 1위 발란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경쟁사 머스트잇·트렌비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체 위기로 우려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실적 반등 가능성과 재무 건전성을 내세우며 발란 사태와는 선을 긋고 있다. 양사는 당분간 신뢰성 회복과 수익구조 안정화에 전념할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2.2% 감소한 1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소폭 늘어난 79억원이었다. 당기순손실은 84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트렌비 또한 지난해 매출이 207억원으로 전년보다(250억원) 약 17.2% 감소했다. 다만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전년보다(34억원) 약 15%가량 줄인 29억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양사 모두 지난해 매출이 감소하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내수침체 및 소비심리 악화로 명품 자체 수요가 줄고, 온라인 시장 출혈 경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4년 재무제표 기준 머스트잇의 유동자산은 110억원, 예수금은 33억원으로 집계됐고, 트렌비의 유동자산은 80억원, 예수금은 35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본잠식으로 빠질 수 있는 현금 유동성에는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각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예정부채까지 제외하더라도 각사 모두 보유 자산이 더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특히 트렌비의 경우 2024년 4분기부터 영업이익이 개선되면서 지난 3월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기도 했다. 2024년 1분기, 2분기, 3분기만 해도 각각 -6.8억 원, -12.5억 원, -8.7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4분기로 들어서면서 -1.5억 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2025년 1분기에 들어선 이후에도 1월 -1.6억, 2월 0.6억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다 3월에 +2000만원을 보이며 첫 흑자를 달성했다.
이번 발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올해 경쟁 활동보다는 신뢰 회복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전망이다. 수익구조를 안정화하고 흑자 궤도 진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머스트잇에 따르면 수익 구조 측면에서는 플랫폼 단위당 수익성이 확보돼 있다. 거래액 대비 일정 수준의 수수료 및 광고 수익을 유지하고 있으며, PG수수료·광고비·쿠폰비용 등 주요 변동비를 감안하더라도 공헌이익은 안정적으로 창출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4일부터 파트너사의 정산 안정성과 유동성 신뢰 강화를 위해 정산 주기를 판매자 등급별 1~7영업일 이내로 단축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정산 주기를 짧게 유지하여 예수금 규모를 최소화함으로써 재무적 예측 가능성과 유동비율의 건전성을 높이는 식이다.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는 "당장의 외형 확대보다는 운영 효율성과 재무 구조의 투명성을 우선해 왔으며, 이러한 기반 위에서 2026년 이후 새로운 성장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는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트렌비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해외 사업을 본격화한다. 먼저 글로벌 플랫폼 '트렌비 닷넷'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해외사업을 전개 중인 트렌비는 오픈 후 초기 3개월간 해외 거래액 10억원을 끌어모았다. 현재 미국, UAE 등 다양한 국가로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새 상품 판매와 중고 비즈니스 두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셔플(Shuffle)' 서비스도 강화한다. 고객이 자신의 중고 상품을 트렌비에 판매하고 그 판매 대금으로 다시 새 상품을 구매하는 식이다.
박경훈 트렌비 대표는 “트렌비가 집중해 온 여러 노력들이 결실을 맺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성과를 올렸다”며 “이번 손익분기점 달성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말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발란은 지난 4일 법원의 결정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섰다. 발란은 지난 2015년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724억원에 달한다. 2023년 감사보고서 기준 발란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392억원, 99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총계는 -77억원으로 사실상 자본잠식상태다.
이수민 기자 sum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