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30년 차세대 섬유시장 점유율 1→8% 전망
쉬인, 섬유마감공정 디지털화 개발
더네이쳐홀딩스, KOTITI와 MOU 등
ㅋ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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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전 세계적 경제불안·이상기후로 위기에 놓인 패션업계가 새로운 생존 전략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지속가능' 키워드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은 가운데, 섬유소재 혁신을 향한 패션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섬유 개발은 물론 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까지 전방위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지난 1월 발표한 '패션 산업의 차세대 소재 확장: 경영진을 위한 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섬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에 불과한 차세대 섬유소재의 시장 점유율은 2030년까지 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보고서는 강화되는 규제, 기후 변화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 변화하는 소비자 선호도 등의 요인으로 인해 차세대 섬유소재의 공급이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의 보다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3월 공동으로 실시한 ‘소비자의 ESG 행동 및 태도 조사 결과에서는 소비자 10명 중 7명이 ESG 우수기업에 추가 지불 의사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전략이 단순한 이미지 제고를 넘어 실질적인 구매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패션 브랜드들은 제품의 가장 기초가 되는 섬유 단계부터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쉬인 CI 
쉬인 CI 

글로벌 패션 플랫폼 쉬인은 지난 2월, 섬유 제조 파트너사인 트랜스파케미컬스(Transfar Chemicals)와의 협업을 통해 섬유 혁신을 본격화했다. 

쉬인은 향후 섬유 염색 및 마감 공정을 디지털화하여 에너지 소비와 물 사용량을 줄이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더불어 신축성이 뛰어난 원단, 방수 기능을 갖춘 소재 등 다양한 기능성 섬유를 연구한다. 이를 트렌드에 반영한 혁신적인 제품으로 상용화하는데 집중한다. 이 외에도 신소재와 의류 제품의 안전성, 품질, 성능을 일관되게 평가할 수 있는 시험 방법을 개발하여 업계의 품질 기준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쉬인 관계자는 “지속가능성은 이제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공급망 전반의 효율성과 회복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인 만큼 쉬인은 생산의 출발점인 섬유 단계에서부터 세심하게 접근하고 있다”라며 “온-디맨드 생산을 기반으로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패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패션 기업들의 섬유 혁신을 위한 MOU 사례도 주목된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달 KOTITI 시험연구원과 ‘패션·용품 소재 기술 개발’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브랜드 소재 개발 및 R&D, 소재 시험 분석 및 완제품 검사, 기업 대상 전문 교육 지원 등 다각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 ‘배럴’ 등 주요 브랜드에 적합한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폐의류와 원단을 활용한 리사이클 제품 생산을 목표로 한다. 

섬유 기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 섬유 및 바이오소재 전문 스타트업 커버써먼(Cover Someone)은 최근 5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식물성 원료를 바탕으로 한 천연 단백질 섬유를 개발하고 있으며, 석유 기반 합성섬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투자는 ESG 전문 벤처캐피탈이 주도했다. 커버써먼은 연내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해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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