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내수침체와 미국발 관세..업계 매출 반등 걸림돌 작용 가능성도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을 앞둔 가운데, 침체된 내수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외식·식품업계는 정치권의 움직임과 맞물려 소비 진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 속에서 대선 정국이 소비심리를 자극하면서 업계에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물가 정책 기조가 재정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올해 계속되던 가격 인상 흐름도 당분간은 자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앞서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최근 햄, 라면, 냉동만두, 과자, 맥주 등 거의 전 품목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3.6%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그러나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어, 가격 인상 행렬은 일시적으로나마 주춤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소비심리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다시 일상 속 즐거움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등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 즉각적인 소비 회복은 어렵다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88.2까지 급락했던 소비심리는 올해 1~2월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락한 것이다.
CCSI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한 매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 제거로 소비심리와 경제 활동이 회복된다면 주류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불황이 지속되고,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변수도 많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 역시 “물가 상승과 상호관세 여파 등으로 소비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어, 당분간 큰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속적인 내수 침체와 함께 미국발 관세가 업계 매출 반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 유예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삼양식품은 대응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수출 지역 다변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TFT를 꾸려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해외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