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리플, SEC 소송 승리와 혁신적 송금 기술로 금융권 신뢰 확보
300개 이상 금융기관과 협력 및 올해 XRP 5달러 돌파할 것으로 전망
CBDC 분야에서도 선도적 위치,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
전일대비 리플 시세가 약 9% 하락했다. 이미지=업비트
전일대비 리플 시세가 약 9% 하락했다. 이미지=업비트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7일 가상화폐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여파로 주요 가상화폐들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XRP(리플)는 전일 대비 약 9% 급락하며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일주일 전 3289원에서 7일 오전 9시 10분 현재 280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의 호재와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지난주 리플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장기 법적 공방에서 일부 승소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리플의 SEC 소송 일부 승소가 XRP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한다. 또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리플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확장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라이언 푸거의 꿈, 금융 인프라로 거듭나다

리플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캐나다 개발자 라이언 푸거는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의 대안으로 '리플페이'라는 혁신적인 결제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는 P2P 신용을 기반으로 한 결제 네트워크로, 지역 사회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비록 초기에는 기술적 한계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2012년 전환점을 맞이했다. 마운틴곡스 거래소의 공동창립자 제드 맥캘럽과 핀테크 전문가 크리스 라르센이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리플랩스가 설립됐고, 이는 지금 리플의 토대가 됐다.

이렇게 새롭게 태어난 리플랩스는 기존 가상화폐와는 차별화된 혁신적인 접근방식을 선보였다. 그 핵심인 XRP 원장 기술은 국경 간 거래를 3~5초 내에 처리할 수 있으며, 거래 수수료가 0.00001 XRP에 불과해 기존 스위프트(SWIFT) 시스템보다 60% 이상 경제적이다. 페트리샤 트리 기술을 도입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모든 계좌의 잔고를 각 블록에 기록함으로써 비트코인을 뛰어넘는 확장성을 실현했다. 또한 XRP의 총 발행량이 1000억 개로 제한되어 있어, 시간이 지나고 수요가 늘수록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리플은 '단순한 가상화폐가 아닌 금융 인프라'라는 비전을 실현해왔다. 2013년 독일 피도르 은행과의 첫 파트너십 체결은 리플이 투기성 자산이 아닌 실용적인 금융 솔루션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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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개 금융기관이 선택한 국제 송금의 해법

이러한 초기 성공을 바탕으로 리플은 금융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HSBC 등 세계적인 은행들이 리플의 기술을 채택했으며, 2016년에는 일본 주요 은행의 약 80%가 리플을 도입했다. 현재는 산탄데르(스페인), 캐나디안 임페리얼 뱅크 오브 커머스(캐나다), 코탁 마힌드라(인도) 은행을 포함한 1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리플넷을 활용한다.

리플이 금융권의 선택을 받은 핵심에는 실용성이 있다. 특히 국제 송금 분야에서 리플의 ODL(On-Demand Liquidity) 솔루션은 획기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미국과 멕시코 간 송금에서는 기존 방식보다 우수한 속도와 비용 효율성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센트비와 같은 핀테크 기업들도 동남아시아 송금 서비스에 리플 기술을 적용하여 서비스 품질을 크게 개선했다.

리플만의 특별한 운영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매월 10억 XRP가 에스크로 계정에서 방출되며, 사용되지 않은 코인은 다시 보관된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리플의 월급날'로 알려진 이 독특한 공급 방식은 시장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균형 있게 유지하며, 리플의 장기적 가치를 지켜주는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 CBDC와 함께하는 미래, 가격 상승 장미빛

리플의 혁신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리플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분야에서도 혁신을 주도한다. 부탄 중앙은행과 협력해 디지털 뉘땀(부탄 공식화폐) 발행 및 국경 간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영국의 '디지털 파운드 재단'에 참여하여 디지털 화폐 연구를 진행 중이다. 팔라우 공화국과도 CBDC 협력을 추진하며 글로벌 입지를 넓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리플은 '리플 CBDC 플랫폼'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중앙은행과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효과적으로 발행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는 리플이 미래 금융 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리플의 성장 가능성은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코인프라이스포캐스트는 2024년 하반기에  XRP의 5달러 돌파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2023년 7월, SEC와의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에서 거둔 부분 승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 판결 이후 XRP 가격은 하루 만에 75%나 상승했으며, 블룸버그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금융 경계를 허무는 '리플 효과'

리플의 진정한 혁신 가치는 금융 인프라가 취약한 신흥국 시장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필리핀의 지캐시와 멕시코의 빗소는 리플을 통해 해외 송금 시간을 3일에서 3초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송금 시장은 8000억 달러 규모이며, 평균 6.3%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리플은 이를 1% 미만으로 낮춰 글로벌 금융 포용성을 높였다.

리플의 가치는 정책 결정자들에게도 인정받았다. 2023년 9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리플을 '규제와 혁신의 균형점'으로 평가했으며, JP모건은 2025년까지 전 세계 은행의 70%가 리플 기술 도입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공신력 있는 기관들의 인정은 리플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룬 실질적 성과를 잘 보여준다. SEC 소송과의  승소로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했으며, 지속적인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로 기술적 신뢰도를 입증했다. "리플은 비트코인이 이루지 못한 금융과의 융합을 실현했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처럼, 올해 금융 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속에서 리플이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교두보가 될지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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