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의 왕조가 막을 내렸다. 동시에 팀에 우승 3회를 안긴 토미 틸리카이넨(38) 감독도 대한항공과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를 3위(승점 65)로 마친 대한항공은 2위(승점 69) 의정부 KB손해보험 스타즈와 플레이오프(PO·3전2승제)를 치르고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 올라왔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홈에서 치른 1, 2차전에서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고, 5일 홈에서 열린 3차전까지 고개를 숙이면서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5년 연속 트로피 행진 도전도 무산됐다.
경기 후 만난 틸리카이넨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대한항공과 결별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항공에서 마지막 경기를 했다. 한국에서 여정은 정말 재밌었고 좋았다. 대한항공과 팀에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챔피언결정전 결과에 따라 사임하는 건 아니다. 그전부터 결정된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2021년 5월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잡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부임 후 첫 시즌부터 지도력을 증명했다. 대한항공의 창단 2번째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구단의 4시즌 연속 통합우승과 구단 사상 첫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 대업까지 이뤄냈다. 우승 3회와 준우승 1회의 성적표를 남겼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의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이들의 재능도 일깨웠다. 특히 꽃을 피운 정한용(24), 이준(26), 임동혁(27·상무) 등은 다음 시즌 대한항공의 핵심 선수로 활약할 전망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의 미래는 밝다. 젊은 피 수혈이 많이 됐고, 그 선수들은 갈망도 크다. 앞으로 팀에 큰 힘이 될 거로 확신한다"고 미소 지었다.
대한항공은 틸리카이넨 감독의 사퇴로 새 사령탑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현장에서 만난 대한항공 관계자는 "선임 작업이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르면 이주 초에 선임 발표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