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면세점, 동대문점 폐점 및 무역센터점 축소 등으로 경영 효율화
신세계면세점, 롯데면세점 등도 지난해 비상경영체제 돌입
고환율, 여행트렌드 변화 등으로 시내면세점 경쟁력 하락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 / 현대면세점 제공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 / 현대면세점 제공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면세점업계가 지점 폐점, 운영 매장 면적 축소 등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선다. 여행 트렌드가 변화해 관광객들이 로드샵, 다이소 등을 주로 찾으며 면세점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여서다.
 
현대면세점은 지난 1일 시내 면세점 매장을 축소해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면세점은 우선 오는 7월 말까지 동대문점을 폐점할 계획이다. 또 무역센터점을 기존 8~10층 3개 층 규모에서 8~9층 2개 층 규모로 줄여 오는 8월부터 단독 시내면세점으로 운영한다. 현대면세점은 이 과정에서 저효율 MD를 퇴점시키고 동대문점의 고효율 MD를 무역센터점에 들여올 계획이다. 총 16개의 브랜드를 무역센터점에 유치 및 이전해 내국인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현대면세점은 지난해부터 인천공항점을 럭셔리 브랜드 중심으로 개편해 올해 매출 확대를 기대 중이다.
 
현대면세점은 조직 효율화로 생산성도 높인다. 이번 시내면세점 효율화로 조직 및 인력 운영 구조가 변화된다는 점을 고려해 고객 접점 직무로의 전환 배치를 시행한다, 또 희망퇴직 제도를 추진한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이에 “면세산업 전반에 걸친 위기 상황 속에서 사업을 정상화하고 나아가 미래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면세점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실적이 부진한 추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면세점 매출액은 95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0%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월 매출 1조 원 아래를 기록한 수치다. 현대면세점도 2018년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현대현세점의 매출은 97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도 288억 원이었다. 신세계면세점과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영업손실 359억 원, 1432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여행 트렌드가 기존 중장년층 단체 관광에서 2030세대 개별여행객으로 변화한 영향이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발 한국행 항공권 구매자 중 개별여행객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이었다. 여행 트렌드가 변화하며 여행객들은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는 상품 구매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이소·올리브영 등 시내 상점가를 주로 찾으며 시내면세점의 경쟁력이 하락했다. 중국 경기 부진으로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심리가 악화한 점도 있다.

/ 롯데면세점 제공
/ 롯데면세점 제공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1월 부산점을 폐점한다고 알렸다. 오는 2026년까지 영업 허가 특허권을 받았으나 조기 반납을 결정했다.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11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본점과 인천공항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인천공항점에 뷰티, 패션, 쥬얼리, 와인 등 140여 개 브랜드가 모인 원스톱 쇼핑 공간 ‘신세계존’도 구성했다.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6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잠실 월드타워점의 영업면적을 줄였다. 기존 전체 매장 면적 1만 3113㎡의 35%를 차지하는 타워동(4599㎡)을 없앴다. 또 지난해 8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단의 조치로 올해부터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거래를 종료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개별관광객을 위해 GS25,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 ‘위챗페이’와 중국인 고개들을 위한 할인 프로모션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 21일부터 정부는 면세주류 병수 제한을 폐지했다. 기존에는 용량 제한에 걸리지 않더라도 병 수 2개까지만 면세를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2L 용량, 400달러 이하라면 병수와 관계없이 혜택이 적용된다. 평균 750ml인 주류 두 병을 구매한 후 작은 용량의 주류를 구매 가능하다. 면세점업계는 이번 제한 폐지로 주류 상품 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용량과 면세 한도는 기존과 같아 병 수 제한 폐지만으로는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중국 경기 침체, 고환율 등으로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라며 “업계 전체가 내실 경영이나 수익성 위주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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