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22년 1000대 수출 계약...1차 인도분 180대 착착 납품 중
폴란드·슬로바키아 軍 협력...현지 생산·수출 ‘긍정적 시그널’
루마니아·중동 교체 수요 발생...영업적 차원 차근차근 준비
증권가 “올해 영업익 1조 돌파”·“수출수익성 감안 근거 충분”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수출한 K2 전차가 현지 항만에서 하역되고 있다./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수출한 K2 전차가 현지 항만에서 하역되고 있다./ 현대로템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현대로템이 올해 K2전차를 앞세워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으로의 방산 수출을 가일층 강화하는 한편 시장 다변화 차원에서 중동지역까지 세일즈 타겟팅 확대를 위한 준비 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유럽 국방비 증액 압박도 현대로템에 신규 수출 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호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2분기 중 폴란드 정부 및 현지 방산업체와 공급 대수가 정해지지 않은 K2전차를 수출하는 내용의 2차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폴란드군은 전차 현대화를 추진하며 2022년 7월 K2전차 구매를 결정했다. 당시 현대로템과 1000대 규모의 기본 계약을 맺은바 있으며 계약액은 총 442억달러(64조원)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1차 계약분으로 180대를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1차 계약에 따라 현대로템은 폴란드향 K2전차를 2022년에 10대, 2023년 18대, 2024년 56대 순으로 납품했다. 올해 96대를 현지에 공급한다.

현대로템이 이달 중 폴란드 측과 K2전차 180대를 수출하는 2차 계약 체결이 임박했고 규모가 60억달러(8조7276억원)에 달한다는 시장의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재 구체화된 것처럼 나오는 정확한 2차 계약 체결 시기와 수출 물량 및 액수는 모두 시장에서 나온 전망에 불과하다”며 “계약 당사자간 비밀 유지조항으로 최종 체결까지 구체적인 규모 등을 확인해 줄 수 없다. 방산 계약인만큼 회사 입장에서 선제적으로 규모를 발표하기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현대로템의 폴란드 2차 K2전차 수출 계약은 당초 지난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의 영향으로 지연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 현대로템 측은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부터 2차 계약 체결을 놓고 협상을 진행해 왔고 연내 매듭짓자는 방향으로 추진한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계약 지연은 계엄의 영향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지난달 24일 남쪽으로 이웃한 슬로바키아와 군 산업협력 동의서(LOI)를 체결했다. LOI에는 방공시스템, 155㎜ 탄, 장갑차에 추가로 K2전차 라이센스 생산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리포트를 통해 “이는 폴란드가 K2전차 현지 생산을 확실시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향후 폴란드가 동유럽에서 K2전차 세일즈 및 AS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외신에 따르면 K2전차(K2PL) 단가가 1차 계약보다 크게 높아서 내년부터 연간 100대 안팎 생산만으로도 현대로템 매출과 이익은 올해보다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로템은 K2PL의 현지 생산과 관련 폴란드가 자국의 안보 강화 측면도 있지만 방산 기술력 강화를 통해 유럽 방산시장의 허브로 도약한다는 그들의 계획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간 LOI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정식 체결로 발전될 경우 현대로템은 유럽 현지 생산 및 수출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루마니아와 중동 등으로 수출 유통망을 확장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로템이 2022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루마니아 시장 공략에 있어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되고 있다.

루마니아군은 노후된 ‘TR-85M1’을 대체할 전차 300여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앞서 2023년 미국과 에이브람스 전차 50대를 신규 도입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남은 물량은 250여 대로 현대로템이 이 물량 공급을 노리고 있다. 해당 물량과 관련 현재 입찰 진행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현대로템은 K2전차의 유럽 시장 확대 추진 과정에서 루마니아의 대체 수요도 타깃으로 삼고 영업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비유럽 지역으로의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이 노후된 전차를 교체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로템 측은 “아직 입찰 시행 전이지만 중동지역 환경에 맞춰 개량한 ‘중동형 K2전차(K2ME)’를 개발 중이다”라며 “K2ME는 고온과 사막 지형에서 기동성을 향상시킨 모델이며 중동 수출을 위한 세일즈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로템은 2024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4조3766억원, 영업이익 45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매출 22%, 영업이익은 117.4%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로템이 2025년 매출 5조5725억원, 영업이익 7870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보다 매출은 27.3%, 영업이익은 72.4% 각각 증가할 것이란 컨센서스를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도 내다보는 상황이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로템이 4분기 실적에서 보여준 수출 수익성을 감안해 실적 추정치를 상향했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하더라도 현대로템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원 돌파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연구원이 예측하는 실적이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시장의 높은 컨센서스는 현대로템의 수출 실적에 비춰봤을 때 일정 부분 근거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대로템의 실적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될 것이며 올해 K2전차 납품을 고려 시 견고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디펜스솔루션(방산부문)이 3조8727억원, 레일솔루션(철도사업) 14조646억원, 에코플랜트 부문 8205억원이다.

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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