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경영 강화 속 미묘한 긴장…균형 유지 관건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삼진제약의 공동창업주 2세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를 이은 공동경영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조규석, 최지현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두 사람은 공동창업주인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의 장남, 장녀다. 삼진제약은 지난 1968년 창립 이후 약 50여 년간 조 회장과 최 회장이 공동경영 체제를 이어왔다.
삼진제약의 2세 승계 작업은 그동안 차곡차곡 진행됐다. 조규석 사장과 최지현 사장은 각각 지난 2009년과 2011년 삼진제약에 입사해 약 2년 주기의 승진을 거치며 지난해 1월 사장직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종전 최용주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다뤄지지 않으면서 이사회는 조규석, 최지현 대표와 함께 두 창업주의 차남‧차녀인 조규형, 최지선으로 구성됐다. '오너 2세’ 경영이 완벽하게 위용을 갖추게 된 셈이다.
삼진제약은 대내외적으로 오랜 기간 경험을 두루 쌓아온 두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해 연속성이 내재된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각자 대표 체제는 각 대표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역할과 권한이 더 명확히 구분된다.
실제로 조 신임 대표의 경우 경영관리, 재무, 생산 부문을 총괄하며 조직의 안정적인 운영과 효율성 제고에 기여해왔다. 최 신임 대표는 영업, 마케팅, 연구개발 부서를 진두지휘하며 성장 동력 확보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왔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창사 첫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까지 개선되며 새로운 도약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경영 핵심 키워드로는 ‘건강한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대를 이은 삼진제약의 이른바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에 귀추가 쏠린다. 두 가문이 경영권을 공유하는 선대의 전통을 잇는 구조지만 세대가 바뀌면서 미묘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통상 공동경영은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의 경영방식에 따라 견해 차이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과거 창업주들과 2세들은 성장환경부터 성향이나 상호 관계 등이 같지 않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회사 지분율로 살펴보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조 회징 일가의 총 지분율(12.85%)이 우세하다. 이 중 조의환 회장이 6.03%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규석 대표와 조규형 부사장이 각각 3.06%씩 소유하고 있다.
최 회장 일가의 총 지분율은 9.89%(특수관계인 포함)로 최승주 회장이 3.07%를 보유하고 있다. 최지현 대표는 2.45%, 최지선 부사장은 0.86%다.
업계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제는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대표 간 전략 차이가 발생할 경우 균형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며 “삼진제약이 이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