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AI·금융 전문가 영입...신한·삼성카드, 기업정보조회업 진출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카드업계가 매년 3월 진행되는 정기 주주총회를 마무리한 가운데 카드사들의 이번 주총을 통해 주요 키워드로 미래 먹거리 확장에 방점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카드사 별로 안건이 다소 상이하지만, 대체로 AI를 비롯한 디지털 강화에 방점을 둔 상황에서 사외이사 재정비와 함께 기업정보조회 업종 추가를 통한 신규 먹거리 창출에 나선 모양새다.
31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와 BC카드는 지난 28일 나란히 정기주총을 개최하고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 처리했다. 앞서 삼성·우리(20일), 하나(24일), KB국민·신한카드도(25일), 롯데카드(26일) 역시 주총을 통해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번 카드업계 주총의 주요 안건으로는 삼성카드와 BC카드의 김이태 대표이사 선임, 최원석 BC카드 대표의 3연임과 더불어 최근 카드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AI·경제·내부통제에 방점을 둔 신규 사외이사 영입 등이었다.
지난해 경영실적에서 업계 1위로 올라선 삼성카드는 이번 주총을 통해 김이태 신임 사장이 정식 취임했다. 앞서 삼성카드는 2024년 11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을 새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관료 출신인 김이태 신임 시장은 2016년부터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IR그룹 담당임원과 전략그룹장, 글로벌커뮤니케이션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4년에는 삼성벤처투자 대표를 맡아 실적을 대폭 끌어올린 것을 비롯해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줬으며, 이에 그는 임기 1여년을 남긴 상황에서 삼성카드 신임 사장에 내정됐다.
지난 2021년부터 BC카드를 이끌고 있는 최원석 사장 역시 이번 주총을 통해 3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1년으로 올해 말까지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연임의 가장 큰 이유는 계열사인 케이뱅크의 상장에 따른 대주주의 안정화가 꼽힌다.
또한 지난해 기업정보조회업에 가장 먼저 나서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 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해서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BC카드 측은 "금융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발휘해 연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연임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주총에서는 카드업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각 카드사의 사외이사 개편이 눈길을 끈다. 먼저 지난해 '테크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현대카드는 디지털 분야에 강점을 지닌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혁신연구실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그는 한국금융연구원에서 디지털금융실장을 지내는 등, AI 환경에서의 금융 소비자 보호 및 K-금융의 해외 확장 등을 연구한 전문가다. 특히 그는 금융위원회 티메프 사태 관련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와 인공지능(AI)협의회 실무단 위원, 하나은행 경영자문위원도 겸하고 있다. 서 신임 이사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직을 겸직하게 됐으며, 현대카드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그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한 서 이사와 더불어 변광윤 전 이베이코리아 대표 역시 연임에 성공하면서 현대카드는 향후 AI를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에 더욱 힘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한카드도 지난 25일 주총 안건으로 올라온 조진희 평천상사 이사,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부총장 임명 건을 통과시켰다. 특히 최재붕 신임 사외이사의 경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1기 심의위원,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자문위원, 국회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회 등을 지낸 만큼, 신한카드의 디지털 금융 전략과 맞아떨어지는 인물이란 평가다.
아울러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올해 주총에서 '기업정보조회업' 진출에 대한 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두 카드사는 BC카드에 이어 데이터 분야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업정보조회업은 기업 및 법인의 신용정보를 수집·분석·가공하는 업무로 지난해 여신전문금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카드사의 겸영 업무로 추가됐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이 지난 2월 다시 줄면서 카드업계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 사업 분야는 여전히 카드사의 주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기업정보조회업은 지난해 5월, 금융권 최초로 BC카드가 허가를 받아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여신전문금융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카드사들 역시 법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기업정보조회업 겸영이 허용됐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카드사들이 데이터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