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 총 7만3776주 매입...지분율 4.14%까지 끌어올려
이경하 회장 젊지만, 이전 과정 고려할 때 경영 승계 작업 ‘이미 시작’ 전망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JW중외그룹의 승계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너 4세’인 이기환 씨가 적극적인 지분 매입을 이어가면서 경영승계 구도가 더욱 확실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나이가 젋고 최대 주주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아버지 이경하 회장의 지분보다 더 많이 확보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기환 씨는 5차례에 걸쳐 지주사 JW홀딩스 주식을 매입했다. 현재 그의 지분율은 4.14%이며, 부친 이경하 회장(28.43%), JW이종호재단(7.48%)에 이은 3대 주주, 개인으로는 2대 주주다.
이기환 씨는 지난 2009년 조부인 고 이종호 명예회장으로부터 JW홀딩스 지분 2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넘겨받아 처음으로 JW홀딩스 지분 2.25%를 확보했다. 이후 2018년 1만주를 추가로 매수해 지분율을 2.51%로 끌어올렸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분 매수에 돌입했다.
지난 2022년 3월, 5차례에 걸쳐 JW홀딩스 주식 12만4000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지분율이 2.69%로 늘었다. 이후 2023년 9월 5일~9월 8일까지 4차례에 걸쳐 총 6만4686주를 매입하며 지분율을 2.78%까지 높였다.
같은 해 9월 14일~12월 5일까지 다시 48만3467주를 장내매수하며 지분율이 3.44%로 올라섰고, 지난해 1월 19일~3월 8일까지 총 36만3197주를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3.94%까지 끌어올렸다.
또 올해 2월 28일~3월 13일까지 7차례에 걸쳐 모두 7만6956주를 매입해 지분율 4.04%를 기록했으며, 3월 14일~3월 20일까지 7만3776주를 매입했다. 현재 기준 보유 지분은 총 306만1009주, 지분율은 4.14%에 달한다.
다만 그는 주식 매입과 관련하여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9월 96만8524주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올해 3월 기준으로는 171만5266주를 담보로 대출받아 주식을 매입했다. 향후 주식 매입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기환 씨는 2022년부터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왔지만, 이종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2023년도부터 공격적으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후계구도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지분매입에 나서야 할 시점이 됐다는 상징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JW중외그룹의 승계 방식을 감안하면, 이 같은 해석이 설득력 있다. 고 이종호 명예회장은 70세에 가까워지던 시점에 지분 증여 등 일찌감치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1999년과 2000년 각각 2만주의 주식을 당시 부사장이던 이경하 회장 등 자녀에게 증여했다.
이후 이경하 회장은 수년간 직접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키워나갔고, 현재의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굳건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일찍부터 오너 4세인 이기환 씨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불어 이기환 씨는 1997년생으로 지난해 JW홀딩스에 입사했다. 그는 이경하 회장의 장남으로, JW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유일한 후계자로 꼽힌다. JW그룹 관계자는 “이기환 씨가 JW홀딩스로 출근하고 있지만 어떠한 직책이나 계열사를 맡고 있진 않다”며 “지분 매입도 경영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지난 1986년 24세의 젊은 나이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만큼, 업계에서는 이기환 씨의 입사는 승계를 위한 행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기환 씨로 경영승계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부친인 이 회장보다 더 많은 JW홀딩스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 자리까지 올라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JW홀딩스 주식 약 24%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60%에 달하는 높은 상속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작은 계열사 지분을 인수해 지주사와 합병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이나 상호 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활용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수한 계열사에 내부거래를 포함한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성장시킨 후 지주사와의 합병을 통해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현재 JW홀딩스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상장사 3곳을 포함해 총 16곳이다. 다만 주력계열사인 JW중외제약과 JW생명과학, JW신약은 규모 면에서 이기환 씨가 지분을 매입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이기환 씨가 유의미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가 없고, 향후 빠르게 규모를 키울만한 계열사도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전략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하 회장은 현재 61세로 통상 승계를 거론할 시점은 아니다. 하지만 고 이종호 명예회장도 증여 등 승계 작업을 일찍 시작했다는 점, 이기환 씨가 지주사인 JW홀딩스의 주식을 매입하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매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승계 절차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부친인 이 회장과 같은 행보를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