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성과 낼 수 있는 신약 개발 必
“초기부터 정확한 방향성 갖춰야”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미국, 유럽 중심에 선진국 주도로 이뤄지는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상위 수준에 이르기 위한 방법으로 상업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신약개발이 꼽혔다. 자본, 인재 육성, 체질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노연홍)는 21일 오전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창립 80주년을 맞아 수립한 제약바이오 비전 2030(‘K-Pharma,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 달성을 위한 ‘제1차 제약바이오 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1차 포럼은 다가올 100년 대도약을 위해 ‘신약개발 선도국 도약,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가운데 이관순 미래비전위원회 위원장이 ‘신약개발의 혁신적 도전 :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다!’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제약 산업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집약으로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도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상위 20개사에 우리나라 기업이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향후 1~2개 회사가 들어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분발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년 50~60개의 글로벌 신약 허가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답보 상태다. 오는 2026년 여전히 미국과 유럽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한국은 점유율이 3.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29.3%), 일본(11.9%)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 방안으로 신약 개발을 꼽았다. 국내 기업의 신약 개발이 글로벌에서 성과를 낸다면 산업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신약 개발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5년~2021년 기간 동안 상위 20개사 중 내부 연구를 통한 제품 허가율이 50%가 넘는 회사는 5개사에 불과했다.
신약 R&D(연구개발) 투자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 R&D 비용은 2014년 14억원 달러에서 2020년 25억 달러로 약 78% 증가한 반면 기대수익은 감소하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 당 예상 최고 매추액은 감소 또는 정체 추세다.
이 위원장은 상업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신약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부터 정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며 “투자비용은 늘고 기대수익은 감소하고 있는 문제는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로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의 R&D 투자 규모다. 지난 2022년 기준 글로벌 빅파마 중 하나인 로슈는 R&D 비용으로 약 17조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당시 국내 상위기업 10곳의 연간 R&D 비용보다 여덟 배 많은 금액이었다.
이 위원장은 향후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의 도전과제와 극복방안으로 ▲제약바이오 분야 자본시장 활성화 필요 ▲선별적 벤처 창업 및 육성 활성화 필요 ▲신약의 혁신가치 합리적 반영 시급 ▲제약바이오 산업 체질 개선 ▲신약개발 인재 육성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롯데, HD현대, KT, CJ, GS 등 대기업의 제약바이오 산업 진출에 대해 “전통 제약사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지만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이번 포럼은 신약개발 선도국 도약을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과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표준희 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이 ‘AI로 신약개발의 판도를 바꿔라 : 경쟁력 강화의 핵심’에 대한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또한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이 좌장을 맡아 김석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협력 생태계), 김영주 종근당 사장(혁신가치 인정),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기술 혁신), 정은영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정부 역할)이 토론을 진행했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