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에 강남권 부동산 가격 상승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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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이철규 기자] 가계대출이 지난달들어 다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이나 늘어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은 2023년에 비해 0.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2금융권이 취급하는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1년 사이에 3배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저기서 대출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위원회가 17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금융권의 가계대출 동향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명절 상여금 등의 효과로 9000억원이 감소했던 가계대출이 2월 들어 증가세로 전환해 4.3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증가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월 5조5000억원이 증가한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증가한 데는 대출금리 하락 및 신학기 이사 수요와 더불어 지난달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함에 따라 강남 3구의 30평형 아파트 가격이 동시에 20억원을 넘는 등,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조금씩 감소 추세였다. 지난해 10월 6조8000억에 달하던 가계대출은 올해 1월에는 3조2000억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발표하면서 2월에는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4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가계대출 증가와 더불어 카드를 비롯한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2024년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하나·BC·우리·롯데)의 연체율(1개월 연체율 기준)은 1.65%로 2023년 말의 1.63%에 비해 0.02%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3년 대비 0.02%가 상승한 1.16%로, 카드사들의 부실채권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들의 실질 경기를 짐작하게 하는 카드대출채권(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의 연체율은 3.38%로 2023년에 이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반면 부동산PF 성격의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21.71%로 이전 분기에 비해 3.14%p나 올랐다. 이는 사업장 부실화 등으로 연체채권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토지담보대출은 부동산 사업 초기 토지를 담보로 대출하는 상품으로 브릿지론보다 규제 수준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카드 연체율이 증가하자 은행권은 대출 규제에 나서는 한편 정부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전체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준비되지 않은 졸속 정책이 부동산 시장과 실수요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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