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 선진국 독접 분야 진출
[한스경제=김명은 기자] DL이앤씨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던 건설사업관리(CM) 분야까지 업역을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한국중부발전이 대주주로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 PT. 시보르파 에코 파워(PT. Siborpa Eco Power)와 1500만달러(약 22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PT. 시보르파 에코 파워는 인도네시아 시보르파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해당 수력발전소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동부 빌라(Bilah)강에 114메가와트(㎿) 규모로 건설된다. 발전소가 완공되면 1년간 현지 인구 약 1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DL이앤씨는 오는 2030년 8월까지 발주처를 대신해 설계‧시공 등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CM을 맡는다.
CM은 프로젝트 경험과 프로세스에 대한 높은 이해를 요구하는 기술집약적 업역으로, 발주처 입장에선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단순 도급에서 벗어나 'CM'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역으로 제안해 발주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게 DL이앤씨의 설명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최근 해외 수주 경쟁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로 위협받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집약적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공공기관이 사업을 제안해 수주하고, 국내 기업은 설계‧시공 관리에 참여하는 이번 사업은 '민관 상생 협력'의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DL이앤씨는 앞서 지난 2022년 입찰 당시 지하 터널을 개수로(지상에 설치하는 수로)로 변경해 시공성이나 공기(工期)‧원가 등의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수력발전은 도수로(導水路)를 통해 댐에서 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발주처는 애초 도수로를 4.5㎞ 길이의 지하 터널로 계획했다.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하는 수마트라섬은 지반 상태가 불안정해 굴착 자체가 큰 모험이라고 DL이앤씨는 설명했다.
DL이앤씨는 1990년대 수력발전 사업 시작 후 국내 업계에서 최다 시공 실적을 갖고 있다.
문병두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장은 "그동안 중동‧동남아시아 등에서 수력발전소 공사를 진행하며 축적한 기술력이 수주 성공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김명은 기자 coolhs@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