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서만 농민·공무원 등 3500~4000여명 가입 추정
[한스경제=이인호 기자]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의혹을 받고 있던 가상자산 플랫폼 ‘퀀트바인’이 최근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갑자기 사라지자 인구 2만명이 조금 넘는 전북 장수군에 피해 주민이 속출하며 지역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14일 본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가상자산 퀀트바인에 가입한 장수군 주민들은 3500~4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장수군 전체 인구(2024년 1월 2만951명)의 5분의 1에 달하는 인원으로 투자자는 농민, 공무원, 건설업, 정치인 등 여러 직종에 분포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퀀트바인이 지난 12일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잠적하기 앞서 국내 최대 규모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4일 퀀트바인 웹사이트와 연관된 주소에 대한 출금을 제한했으며 다른 거래소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퀀트바인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고 미국 금융 당국으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퀀트바인은 하루에 2%(연 13만7600%)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으며, 퀀트바인 이용자는 100~300테더(USDT)만 투자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USDT는 미국 달러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1USDT는 1달러와 같은 의미로 최대 투자 가능 금액이 300달러인 셈이다.
폰지사기는 별다른 이윤 창출이 없는 상태에서 고수익 투자사업을 미끼로 투자자를 꾀어 투자금을 얻고, 다른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돌려막기' 하는 금융 사기 수법인데 퀀트바인 역시 비슷한 다단계 수법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투자 가능 금액이 최대 300달러(43만원)라는 점에 안심하고 투자했다"며 "인터넷에 퍼진 그럴듯한 수익 인증글을 보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투자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지난 2019년 ‘희대의 가상화폐 사기사건’으로 유명세를 떨친 ‘에어비트클럽' 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당시 군산을 비롯해 전국 5개 지역에서 다단계 형식으로 벌어진 해당 사건은 약 2000여명의 피해자와 680억 원의 피해금액으로 지역사회를 술렁이게 했다.
주목할 점은 군산 지역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유력 정치인들이 관여되면서 수많은 부작용을 양산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폰지사기는 건강식품, 정수기, 네덜란드 튤립 등을 매개로 성행했다"며 "최근 가상자산 사기도 수법은 마찬가지다.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소액의 수익금을 지급하며 돌려막기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원금 보장이 가능한 투자는 없다. 원금보장 고수익 창출로 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무조건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인호 기자 k961302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