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 전년 대비 0.15%p 상승
같은 기간 조달 금리는 0.91%p 오히려 하락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8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46%로 전년 동월 14.31% 대비 0.1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ATM의 카드론 서비스. / 연합뉴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8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46%로 전년 동월 14.31% 대비 0.15%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ATM의 카드론 서비스. / 연합뉴스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카드사의 조달 금리가 1%포인트(p) 이상 낮아졌음에도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카드론을 이용하는 중저신용 차주들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란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기간 고신용 차주들의 카드론 금리 역시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 안팎에서는 카드사들이 더 높은 마진을 챙기기 위해 더 높은 목표이익률(가산금리)을 책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8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BC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46%로, 지난해 동월의 14.31%에 비해 0.15%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용점수 700점 이하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7.68%로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03%p(16.65%)나 높았다. 
 
카드론은 은행 대출과 달리 별도의 심사과정이 없어 단기간 급전이 필요한 소상공인이나 중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대출이다. 다만 금리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연체의 위험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카드론 금리는 조달금리(원가)에 목표이익률(가산금리)를 더한 이후 조정금리(우대금리 및 특판금리할인)을 빼 산출한다. 카드사의 경우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와 같은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따라서 조달금리가 낮아질 경우 대체로 카드론 금리도 함께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조달금리가 떨어졌음에도 카드론 금리가 올랐다는 의미는 차주들이 결국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여신협회 공시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조달금리 평균은 지난해 2월 4.03%에서 지난달 3.12%로 1년 사이 0.91%p가 떨어졌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카드론 차주 중 중저신용자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 금리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소상공인 등 급전히 필요한 중저신용자 층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의 대출에 빗장을 걸면서 카드론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년동안 고신용 차주의 카드론 금리 역시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사들이 더 높은 이윤을 얻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일례로 한 카드사의 지난해 2월 900점 초과의 고신용 차주의 카드론 기준가격(기본원가+목표이익률)은 10.08%였던데 반해, 올해 2월에는 12.61%로 무려 2.53%p가 뛰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차주가) 높은 신용도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은행 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카드론을 받을 경우 금리가 오른다"면서, "즉 카드론 금리의 경우 연체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카드론 등 대출 확대에 따른 가계부채 상승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이른바 '당국 눈치보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카드론 잔액은 42조7310억원이며, 이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1월 말의 42조5453억원 보다 1800억원 이상 많은 수치다. 이에 금융당국은 몇몇 카드사에 카드론 관리 목표치를 제출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여전채(AA+·3년물) 금리는 2%대로 낮아지면서 향후 카드론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난달 말일 기준 여전채 금리는 2.963%로 집계됐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올 초들어 은행권이 대출을 재개했기 때문에 향후 카드론 등 대출금리 역시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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