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한달 새 20억달러 가까이 줄면서 4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2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2월 말 기준으로 외화보유액은 4092억1000만달러로, 1월 대비 18억달러가 줄었다.
이에 우리나라가 보유한 전체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 2020년 5월 말(4073억달러) 이후 4년 9개월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의 감소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확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외환당국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계약 기간을 올해 말로 연장하는 한편, 한도도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늘렸다.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 스와프 계약은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매입 등을 위해 달러가 필요할 경우 외환 당국이 보유한 달러를 먼저 공급받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의 입장에서는 당장 시장에서 비싼 달러를 사지 않아 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으며, 외환 당국 역시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달러를 대거 사들일 경우 달러의 변동성이 커지는 부분을 막을 수 있어 시장 안정성을 챙길 수 있다.
다만 외환스와프의 경우 당국이 보유한 외환을 국민연금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인 만큼, 국민연금이 이를 이용해 해외 자산을 매입할 경우 일시적으로 국내 외환보유액은 줄어들 게 된다.
한은도 지난해 12월 외환스와프를 연장할 당시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와 관련해 "스와프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거래금액만큼 줄어들지만, 만기에 자금이 전액 환원되는 만큼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기자설명회에서 "외환보유액이 41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과 두 달여 만에 외환보유액이 4100억달러를 밑돌면서 1차 마지노선이 무너졌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나 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573억8000만달러로 무려 46억4000만달러가 줄었다. 반면 예치금은 280억1000만달러로 27억1000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은 148억4000만달러로 1억3000만달러가 각각 늘었다.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는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의 경우 2013년 20t의 금을 추가 매입한 뒤 현재까지 총량을 104.4t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1월 말 기준(4110억달러) 세계 9위 수준이었다. 중국이 3조2090억달러로 1위를 유지했으며, 일본(1조2406억달러)과 스위스(9173억달러), 인도(6306억달러) 등이 뒤를 따랐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