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43일 만에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 진행한 첫 연설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 참여를 언급하면서도 한국이 미국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양면적인 태도를 보였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한 의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령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계획에 한국이 일본과 함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등의 국가들이 수조 달러, 우리 돈 수천조원을 투자할 수 있다”며 “이는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국 정부가 ‘관세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해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 또는 개발 참여를 검토한 바 있지만,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닌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대해 불공정하게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불만도 토로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을 안보 등 여러 방면으로 도와주고 있지만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의 상품을 관세 없이 교역하고 있는 현실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법에 대해서도 “끔찍하다”고 거듭 비판하며 이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지출되는 국가 예산을 미국의 국가 부채를 절감하는 데 쓰겠다고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양당 합의로 제정된 반도체법(칩스법)은 미국에 생산시설을 만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등에 보조금을 주는 정책이다. 내년까지 500억달러 넘게 보조금으로 지급될 예정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혜 대상으로 지정된 상황이어서 반도체법이 폐지된다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에 4배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 미국 측에 이를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