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국제 유가 하락에도 환율과 정유사 마진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기름값 인하 체감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지난 3주간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연속해서 하락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과 정유사 정제 마진이 국제 유가보다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22.7원으로 전주 대비 4.2원 하락했다. 경유 역시 1,589원으로 4.1원 내려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783.6원으로 가장 비쌌고, 대구가 1,693.3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두 지역 간 가격 차이는 90원 이상으로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상표별로는 SK에너지(1,731.8원)가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1,697.1원)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이번 주 국제 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과 미국의 보호무역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다. 두바이유는 전주 대비 1.7달러 하락한 76.8달러를 기록했으며, 국제 휘발유는 3.1달러 내린 83.4달러, 국제 경유는 2.8달러 하락한 89.9달러에 거래됐다.
그러나 국제 유가 하락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주의 시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변동과 정유사의 정제 마진이 기름값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면서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최근 환율 안정세로 원유 수입 부담은 다소 완화됐으나, 정유사별 마진 구조와 복잡한 유통 구조로 인해 가격 인하 효과가 소비자들에게 즉각 전달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결국 국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지, 아니면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에 따라 국내 기름값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과 OPEC+ 감산 정책으로 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왔다.
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