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년 새 리볼빙 잔액 줄었지만...업계, "여전히 높은 수준"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잔액이 29개월 연속 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리볼빙 잔액은 지난 1년새 3000억원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결제성 리볼빙 잔액이 카드대금을 내지 못해 이를 미루는 대출인 만큼,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롯데·우리·BC·NH농협카드)의 지난달 결제성 리볼빙 잔액 합계는 7조522억원으로 지난 2022년 9월 이후 29개월째 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결제성 리볼빙은 카드사 고객이 자신의 해당 월 카드대금 중 10%만 내면 나머지 금액을 다음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단기간 이월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이월이 누적될 경우 법정 최대금리인 20%에 달하는 수수료로 인해, 카드빚이 크게 증가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리볼빙 잔액은 지난 2022년 9월 처음 7조원을 넘어선 뒤, 이듬해 11월에는 7.6조원까지 치솟으면서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이후 금융당국이 소비자 경보 및 보호 조치를 취하고, 리볼빙 광고 실태 점검 등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올해 1월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1월 7조3666억원에서 3144억원이 줄어든 7조522억을 기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리볼뱅 잔액이 7조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한다.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1.5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KB국민카드가 1.4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더욱이 삼성카드(1.26조원)·현대카드(1.2조원)·롯데카드(1조원) 등도 리볼빙 잔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금리 역시 평균 17%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는 금리가 18.5%가 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신용점수 700점 이하인 고객 평균에서는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18~19% 수준의 금리로 리볼빙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법정최고 금리(20%)에 달하는 수준으로 다만 삼성카드의 경우 심용점수 700점 이하인 고객의 평균 금리가 17.2%로 홀로 17%대를 유지했다. 

리볼빙의 경우 카드 대금을 갚을 능력이 못 돼 일부만 내는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리볼빙 잔액의 변동 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리볼빙의 경우 일반 대출과 달리 매달 카드 이월금액이 누적될 경우 높은 금리가 적용돼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카드사 연체율은 지난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평균 연체율은 1.43%로, 이는 2023년 대비 0.12%포인트(p)가 오른 것이다.

통상 연체율이 2%에 근접할수록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가 위험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리볼빙의 경우 특별한 심사가 없는 단기대출인 만큼, 다른 대출에 비해 연체 수준 역시 더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리볼빙 잔액이 약 2년 5개월 동안 7조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불황형 대출을 줄이기 금융당국 차원의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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