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 김단비. /WKBL 제공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 /WKBL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아산 우리은행의 15번째 여자프로농구 WKBL 정규리그 우승(21승 9패)을 이끈 김단비(35)가 24일 열린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만장일치(116표) 최우수선수(MVP)를 포함해 무려 8관왕에 등극했다. MVP를 비롯해 맑은 기술 윤덕주상(최고 공헌도), 우수 수비선수상, 베스트5와 통계 부문 4관왕(득점·리바운드·스틸·블록)의 영예를 안았다.

8관왕 자체만으로 놀랍지만, 내역을 살펴보면 입이 딱 벌어질 2가지 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득점상과 우수 수비선수상을 동시에 수상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스틸상과 블록상을 동시에 받았다는 점이다.

김단비는 올 시즌 WKBL 정규리그 29경기에 나서 평균 21.1득점 10.9리바운드 3.6어시스트 2.1스틸 1.5블록을 기록했다.

농구에서 득점상과 우수 수비선수상을 동시에 받기는 지극히 어렵다. 2가지 상을 동시에 받았다는 건 공격력과 수비력은 물론 활동량까지 많았다는 걸 방증한다.

지난 시즌 최고 선수였던 센터 박지수(갈라타사라이)도 당시 최초로 8관왕(득점상·2점 야투상·리바운드상·블록상·윤덕주상·정규리그 MVP·베스트5·우수 수비선수상)에 오르면서 득점상과 우수 수비선수상을 함께 받았다.

그러나 박지수는 김단비처럼 스틸상과 블록상을 휩쓸진 못했다. 박지수(196cm)는 높이를 활용한 블록에 일가견이 있지만, 스피드를 이용해야 하는 스틸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런데 김단비는 180cm의 신장으로 주로 가드의 영역인 스틸과 빅맨의 영역인 블록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했다. 공수겸장에 1번(가드)부터 2번(슈팅 가드), 3번(스몰 포워드), 4번(파워 포워드), 5번(센터)까지 모든 포지션들의 역할을 두루 해냈다는 말이 된다.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 /WKBL 제공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 /WKBL 제공

김단비가 MVP 기자단 투표에서 몰표를 받은 건 박혜진(BNK), 최이샘(신한은행), 나윤정(KB)이 이적하고 박지현(마요르카)이 해외 리그에 진출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해진 우리은행을 우승으로 이끈 공로가 컸기 때문이다. 8관왕으로 총상금만 1400만 원을 받은 김단비는 “2년 전 MVP를 받고 말로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속으론 힘들었다. 그만할지 고민도 많이 했다"고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는 “(MVP 출신인) (박)지수가 이전에 왜 많이 힘들어했었는지도 이해 갔고, 박혜진 선수가 자리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는지도 존경스러웠다. 팀 전력이 약해졌는데 꼴찌는 하기 싫고 어떻게 해야 플레이오프(PO)에 오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제가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단비는 “(이번에 통산 10번째 지도자상을 받은) 위성우 감독님이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공부해야 하는지 옆에서 보고 배웠다. 그러면서 압박과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며 ”감독님 최고의 작품이 되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나타냈다. 적어도 PO 동안은 여전히 압박감을 견디며 통합 우승을 꼭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베스트5로는 김단비를 비롯해 허예은(KB), 키아나 스미스(삼성생명), 김소니아(BNK), 배혜윤(삼성생명)이 뽑혔다. 신인선수상은 홍유순(신한은행), 기량발전상(MIP)은 스미스, GTF 아시아쿼터 선수상은 나카타 모에(KB), 식스우먼상은 조수아(삼성생명), 특별상은 김정은(하나은행)이 받았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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