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K,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마무리...기업용 SSD 역량 강화 기대
다음달 2차 잔금 지급 예정…SK, 中다롄공장 지배력 확대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SK하이닉스가 다음 달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한 낸드 사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로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삼성전자와의 경합을 펼칠 강력한 초석을 마련하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3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대한 2차 계약 잔금 22억3천500만 달러를 지급하고 낸드 설계자산(IP),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인력 등을 포함한 법적 소유권을 인텔로부터 최종 획득할 예정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D램에 집중됐던 회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전략하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1, 2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인수의 총금액은 88억4천400만 달러로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인수 1단계 절차 종결 시점인 2021년 말 66억900만 달러를 납입하고, 인텔 중국 다롄 생산공장과 SSD 사업부문을 이전받았다. 같은 해 12월 SSD 사업부문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나선 것은 기업용 SSD 시장에서 인텔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경쟁력있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다음 달 최종 계약이 마무리되면 다롄 공장을 포함한 인텔이 갖고 있던 핵심자산에 대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기점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의 경쟁 관계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는 시장 점유율이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는 낸드 시장에서 33.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인텔이 삼성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점유율이 낮았던 SK하이닉스는 이번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를 통해 낸드 메모리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인텔의 점유율은 세계 2위로 SK하이닉스와 합치게 됐을 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인텔과 SK하이닉스의 기술적 시너지 역시 큰 기대 요소다. 인텔의 컨트롤러 기술은 삼성전자와 맞먹거나 앞서다고 평가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기술과 인텔의 컨트롤러 기술을 결합하여 시너지를 낼 경우 그동안 SK하이닉스의 약점이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고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이 기술력 보완에 성공적으로 흡수할 경우 삼성전자와의 기술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 추진을 위해 첫 착공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이곳을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D램 메모리의 생산 거점으로 삼고, 향후 급증하는 AI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에 적기 대응함으로써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최종 인수가 마무리 되지 않은 시점에서 규제 심사 및 환율 및 비용 변동,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제재 강화 등으로 인해 변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하는 기업의 경우 매출, 비용이 달러 베이스이기 때문에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인수금 확대 우려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의 경우 중국에 생산기지가 있긴 하지만 이미 미 정부로부터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를 받고 있어 당분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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