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기주총 임박...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한국 시장 공략 본격화
상법 개정 가능성↑..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 기대감 상승
일본·미국 사례. 거버넌스 개혁 통한 주주가치 향상 교훈 제공
주주행동주의,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한국 기업의 지속 성장 이끌어야
[한스경제=정우성 기자] 주주행동주의와 상법 개정이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S증권은 21일 '주주행동주의의 메기효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행동주의 확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한국 시장이 저평가된 상황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의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정치적 변화에 따라 상법 개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주주행동주의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국내 사모펀드(PEF)들 역시 투자 전략을 다양화하며 주주행동주의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 "상법 개정, 경영진에 긴장감 줄 것"
일각에서는 상법 개정이 해외 자본의 경영권 침해 및 기업 운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가 확대되더라도 기업 경영권 방어 수단은 충분히 존재한다"며, "주주행동주의가 단순한 '기업사냥꾼'이 아니라, 경영진에게 긴장감을 주는 ‘메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제안을 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현대모비스, 농심, 현대위아, DB하이텍 등 37개사를 제시했다.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률이 저조한 기업들이 주요 대상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사주 관련 주주제안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자사주 정책과 관련해 주주제안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 "한국 기업, 일본·미국 행동주의 사례에서 교훈 얻어야"
미국의 경우,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의 운영 효율성 개선과 마진 확대를 요구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엘리엇이 필립스66과 BP의 지분을 확대하며 정유사업 분할과 재생에너지 부문 강화를 요구한 것을 들 수 있다.
일본은 2014년 발표된 ‘이토 리포트’를 계기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후 기업 지배구조 모범 규준 도입, 도쿄증권거래소 시장구조 개편 등이 이뤄지면서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일본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기업들에 대해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요구하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정책을 시행한 점이 주목된다.
김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도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거버넌스 개선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며 "주주행동주의가 한국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우성 기자 ws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