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애플, 보급형 AI폰 출시...'애플 인텔리전스' 확대 기회
삼성도 상반기 차세대 갤럭시 A 시리즈 출시 예정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상반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관람객이 '갤럭시 S25 시리즈'를 체험하는 모습. / 삼성전자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상반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관람객이 '갤럭시 S25 시리즈'를 체험하는 모습. / 삼성전자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스마트폰 제조사 간의 격돌이 시작됐다. 그간 인공지능(AI) 폰은 프리미엄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보급형 AI 폰 시장에 애플이 참전하면서 100만원 이하의 가격대에서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이 맞붙게 됐다.

애플은 주력 아이폰 모델보다 저렴한 새로운 보급형 모델을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동안 불리던 보급형의 별칭인 'SE'가 아닌 '아이폰16e'라는 이름으로 오는 28일 599달러(86만원)에 출시된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주력 모델인 아이폰 16 시리즈 기본 모델(799달러)보다는 200달러 저렴하다. 그러나 3년 전 출시했던 보급형 모델(429달러)보다는 170달러가 올랐다.

기본 가격 인상과 고환율이 겹치며 국내 가격도 99만원부터 시작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이번 신제품이 보급형 중저가 시장에서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준하는 FE급과 경쟁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아이폰 16e'는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해 이미지 생성 및 알림 요약과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실시간 정보가 표시되는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없고 최대 3개 카메라가 지원되는 고급 모델과 달리 후면 카메라는 하나만 탑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6e가 애플 공지능(AI) 기능을 지원하고 최초의 셀룰러 모뎀 탑재 등 주력급 스펙을 탑재해 예상보다 가격은 비싸졌다"며 "하지만 플래그십 모델과 비슷한 사양에 가격 부담을 조금이나마 낮춘 만큼 대학생·청소년 등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100만원 이하의 보급형 시장은 삼성이 AI폰 'S24 FE'(94만원)으로 앞서나가고 중국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가 따라붙는 형태였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의 매출이 부진해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이폰16은 애플의 첫 AI 시리즈로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됐지만 아직 완벽한 AI를 지원하지는 못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앱이나 터치 대신 말로 스마트폰과 소통하는 AI폰 갤럭시 S25를 출시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AI 부진아'라는 오명을 쇄신하기도 전에 최대 경쟁사가 후속 주자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 줄어들은데다 중국 시장은 현지업체의 공세에 밀려 매출이 11% 감소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지원되는 보급형 제품이 출시된다면 이는 애플의 AI 서비스를 확대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IT 매체 폰 아레나는 “원래는 오는 3월 아이폰16e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애플이 출시를 앞당긴 이유에 대해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아이폰 16e는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강력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의 이번 제품 발표에서 가격이 가장 놀라운 요소였다"며 "애플의 새롭지만 저렴하지 않은 아이폰은 대중적인 히트는 치지 못하더라도 수익성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삼성전자 갤럭시A, 아이폰16e 이미지./각 사  
삼성전자 갤럭시A, 아이폰16e 이미지./각 사  

◆ 중저가폰이 시장 85% 차지…AI기능 탑재폰 속속 출시 

AI 서비스가 스마트폰 구입 조건으로 자리 잡으면서 품질 경쟁이 가격 경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저가폰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 중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기기값 800달러 미만 모델이 전체 출하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약 85%에 이른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1000달러 이하 가격대의 AI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50% 증가한 3500만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도 상반기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A36과 갤럭시A56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56 모델에 AI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집중된다. 관건은 AI 지원 범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보급형 갤럭시A에 AI 기능을 지원했지만 갤럭시S24에 탑재된 모든 기능을 지원하지는 않았다.

애플은 미완성이었던 애플 인텔리전스를 단계적으로 완성해 나갈 방침이다. 애플은 "4월부터 16e에 한국어가 가능한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 규제에 제한됐던 중국 AI폰 출시는 현지 기업인 알리바바와 손잡는 것으로 풀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가성비'로 승부한다. 삼성, 애플에 이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3위를 유지 중인 샤오미는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샤오미 14T는 구글의 AI 비서 제미나이를 탑재해 삼성 갤럭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클 투 서치’나 AI 통역, 이미지 편집 등이 가능한데 가격은 60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오포의 경우 파인드 시리즈, 리노 시리즈, F시리즈, A시리즈 전면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A시리즈의 기본 버전 A1i 모델은 가격이 1149위안(22만원)으로 주요 제조사 중 가격이 압도적으로 낮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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