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한스경제 송진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한반도의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꺼내들고 나왔다.

정 이사장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미국이 냉전 종식과 함께 한국을 포함한 태평양 지역에서 전술핵무기를 철수했지만 유럽에 100여개의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는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고 안보 상황이 더 심각한 한반도에 배치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않는다는 것이다.

북한이 4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전술핵무기 배치는  대한민국의 안보상 꼭 필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전술핵무기는 주로 국지전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적국의 군사적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 설계된 소형 핵무기를 의미한다.

1993년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정 이사장은 최근 SAIS에 750만달러(약 110억원)을 기부했다. 이날 연설은 이를 기념해 마련된 자리에서 이뤄진 것이다. 정 이사장은 국내 최대 조선업체인 HD현대중공업을 자회사로 둔 HD현대 그룹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정 이사장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의 집단 안보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역설했다.

‘트럼프 2.0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의 튼튼한 안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매우 적절한 발언이라고 평가할만 하다. 우리 나라의 리더십이 재확립될 경우 미국 정치권과 정부에 이 같은 정 이사장의 견해를 적극 어필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만에 재취임한 이후 세계 무역 질서와 안보지형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교역 대상국에 대규모로 무차별 관세 폭탄을 퍼붓고 힘의 논리로 국제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종식을 추진하면서도 러시아에 유리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들이 18일 사우디아라비다 리야드에서 만나는 자리에도 우크라이나는 패싱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고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나라 스스로 안보 상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쟁취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조선업 협력 등 우리나라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들이 있는 만큼 이를 지렛대로 활용해 전술핵 재배치 등을 미국에 압박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절친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 '2.0 시대’에는 극단적으로 러시아가 북한과 손잡고 대한민국 영토에 어떤 위협을 가할지도 모를 일이다.

정몽준 이사장의 제언에 대한민국 정치권이 진지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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