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딥시크, 오픈소스 생태계 구축, 글로벌 AI 표준 주도
업비트, 마케팅 집중 독점 강화, 국내 시장 왜곡, 도태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적용해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을 투명하게 보고하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도록 요구한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상반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했는가가 아닌, 얼마나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냈는가로 평가받는다. / 이미지=픽사베이
기업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했는가가 아닌, 얼마나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냈는가로 평가받는다. / 이미지=픽사베이

◆ 열정이 경험을 이긴다. 딥시크의 파격적 인재 영입 전략

최근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는 독특한 인재 채용 철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량원펑 창업자는 "경력이나 학벌보다 창의성과 열정을 우선시한다"는 파격적인 채용 원칙을 내세웠다. 139명의 연구진 중 90%가 20~30대 중국 국내파 인재들로, 해외 유학 경험이 전혀 없는 중국 내 4년제 대학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다.

이러한 인재 영입 전략은 연구 환경에서도 이어진다. 'GPU 사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은 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 연구원은 "다른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GPU 사용을 제한할 때, 딥시크는 오히려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곧바로 성과로 이어졌다.

량원펑은 최근 매체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인재들이 필요하다"며 "그들의 도전정신이 바로 중국 AI 혁신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딥시크의 신입 연구원들은 입사 6개월 만에 GPT-4에 버금가는 성능의 언어모델을 개발해내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딥시크와 업비트 비교
딥시크와 업비트 비교

◆ 돈이 전부다. 업비트, 독점의 늪에 빠지다

반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한 업비트는 최근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금융당국의 현장검사에서 70만 건의 고객확인제도(Know Your Customer Rule, KYC) 위반이 적발되었고, 미신고 해외 거래소와의 거래 사실까지 드러났다. 이는 자금세탁 방지 체계의 허점을 방치한 결과로, 업비트가 수익 확대에만 집중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스팀달러'의 관리 부실은 업비트의 윤리적 결함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1:1 달러 연동을 표방했으나 가격이 급등락하며 기능을 상실한 지 7년 만에 뒤늦게 상장폐지했고, 이 기간 동안 수십억 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업비트의 행태는 투자자 보호보다 수익을 우선시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하며,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 기술은 모두의 것, 딥시크가 그리는 AI 민주화의 청사진

딥시크의 기술 접근성 전략은 AI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 업계를 시끄럽게 한 딥시크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더라도 100만 토큰당 최대 약 8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은 GPT-4 대비 18분의 1 수준이며 이는 ‘AI 기술의 민주화’라는 기업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것도 중국 회사라는 게 더욱 놀라게 한다. 

한 AI 전문가는 "딥시크의 가격 정책은 스타트업과 개인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딥시크의 오픈소스 정책이다. 핵심 기술을 MIT 라이선스로 공개하고, 상세한 기술 문서를 제공함으로써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그 결과 공개 15일 만에 일일 활성 사용자 259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AI 커뮤니티에서는 "딥시크의 행보가 AI 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미래를 결정하는 선택, 독점의 종말과 혁신의 시작

업비트와 딥시크의 대조적인 행보는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업비트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단기 수익에 집중하는 동안, 딥시크는 기술 개방과 인재 육성을 통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량원펑의 "기술은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닌 인류의 공동 자산"이라는 철학은 앞으로 기업 경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결국 기업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했는가가 아닌, 얼마나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냈는가로 평가받는다. 업비트의 사례는 윤리성이 결여된 독점적 경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반면, 딥시크는 개방성과 혁신이 만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수익과 윤리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시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