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동진 기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에 공개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로 다시 한 번 권역외상센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의학 드라마 속 주인공 ‘백강혁(주지훈 분)’과 ‘낭만닥터 김사부(한석규 분)’의 탄생은 고사하고, ‘제2 이국종(국군대전병원장)’ 육성도 물거품이 될 뻔했다. 이들을 키워낼 국내 유일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이달 말 문 닫을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센터는 매년 보건복지부로부터 9억원의 예산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 예산안에서 빠졌다. 이후 국회 복건지위원회에서 반영됐지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반영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4일 전체회의에서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복지부에 지난해 복지위에서 증액됐다가 본회의에서 반영 안 된 예산 목록을 달라고 했는데 어제(13일) 그 자료를 받았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논의하겠다”고 밝혀 3월에도 운영을 계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응급의료기금 사용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금운용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 운영비를 신규로 편성, 이를 수련센터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 예산 대신 응급의료기금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이 방안에 대해 복지부와 기획재정부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도 수련센터 운영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중증외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 대부분 ‘풍전등화(風前燈火: 매우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 있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전공의와 의대생 등이 지난해 현장을 떠났고, 여전히 돌아올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에 직면했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최우선이 돼야 할 민생은 뒷전이고, 자신들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
예컨대 국민 생명의 가장 큰 축인 의료 분야가 위태함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주4.5일제’ ‘35조 추경’ 등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만 난무할 뿐 의료 정상화에 대한 언급은 한 줄도 없었다.
의료를 넘어 경제, 외교통상, 국방 등 민생 모든 분야가 초토화되고 있다. 조선을 설계한 정치가인 ‘삼봉 정도전’은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부여한 권력을 잘 활용해 자신에게 권력을 위임해 준 백성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이른바 ‘민본사상’을 강조했다.
현재 대한국민에는 정권 수호 VS 교체 양측으로 나뉘어 당과 개인을 위해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만 펼치는 선동가만 보인다. 국민을 위해 의료와 경제를 살릴 ‘진짜 정치가’의 부재가 뼈아픈 대목이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