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계 대출 비율 3:7 예정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1년 사이 순이익을 25.5% 끌어올린 BNK금융그룹이 올해는 지역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지난 6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권재중 BNK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 성장 기반을 위해 리테일 고객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해 대출 비중을 가계 7, 기업 3으로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부터 시작된 공격적인 영업이 전체적으로 마진의 압박 요인이 됐고, 경쟁을 하다보니까 마진이 떨어졌다"며 "내부적으로도 마진을 훼손하면서 성장을 하는 건 아니라는 학습효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금융 당국이 가계 대출 확대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4대 시중은행과 금융지주는 기업대출 확대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지역 중소기업의 핵심 대출창구 역할을 했던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들과 경쟁에 직면했다.
BNK금융은 2023년 당기순이익 6398억원에서 2024년 8027억원으로 1629억원 끌어올리긴 했으나, 세부를 보면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가 적당하다. 순이익 증가는 2023년 크게 늘어났던 충당금 부담이 차츰 정상화되는 덕분이고, 판관비 증가는 이자이익 증가를 능가하고 있기 떄문이다
이자이익 증가는 718억원, 비이자이익 증가는 323억원에 그치고 있으며, 판매관리비는 974억원이, 법인세 등은 527억원이 늘었다. 당기순이익 증감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충당금전입액이 1675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2024년 충당금전입액은 17.6% 감소해 7851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부산은행은 2023년 4000억원에서 2024년 2894억원으로 27.7% 줄었고, 경남은행은 2194억원에서 1799억원으로 18% 줄었다. BNK금융은 부동산 PF 충당금 등 감소 영향으로 이러하다고 밝히고 있다.
금융감독원 보고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7.1% 감소해 6조9853억원 수준이다. 이중 부산은행이 2조4388억원, 경남은행이 2조8803억원, BNK캐피탈이 1조19억원, BNK투자증권이 5547억원 등이다. 브릿지론 잔액은 부산은행 1710억원, 경남은행 800억원, BNK캐피탈 2150억원, BNK투자증권 1969억원 등 전년대비 3286억원이 감소한 6629억원 수준이다.
BNK금융의 위험가중자산(RWA)은 2023년 76.5조원에서 2024년 77.1조원으로 0.88%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이는 "효과적인 자산포트폴리오 운용을 통한 관리 강화"의 덕이라는 자평이다. 기업대출이 38.1조원에서 37.4조원으로 1.8% 줄어든 점을 주목할 만하다. 수익성 면에서는 물론, 자산건전성 차원에서도 기업대출 관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에 2024년 4분기 기준 은행 원화대출 성장률은 2.2%에 그쳤다. 2023년 4분기 6.7%, 2022년 7.3% 수준이었고,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2021년 4분기 11.1%에 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BNK금융의 이와 같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에 영남권 지역의 중소기업 자금조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광역경제권에서 부산은행은 194개 영업점, 경남은행은 142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주요 도시 인구 수는 72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9% 가량 비중이다. 또한 수출은 2024년 기준 1491억달러로 전국의 21.8%, 수입은 867억달러로 전국의 13.7% 비중이다. 우리나라 전체와 비교해 인구와 GDP 비중이 비슷한 수준인데, 특히 2010년대에 들어서며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화되며 인구 감소가 지역의 최대 이슈다. 이미 2010년 후반에 800만명 선이 무너져 현재에 이르렀다.
해당 지역 산업의 동맥 역할을 해야 할 BNK금융이기에 최근의 경영 행보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BNK금융의 입장에서는 앞서 발표한 기업가치제고 계획에서 타 금융지주 대비 높은 RWA 비율을 줄여 보통주자본(CET1) 비율 하락 압력을 줄이고 주주환원 여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기업영업의 세부를 보면 신규 대출 취급을 제한하면서도 만기도래 여신에 대해 리프라이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재중 BNK금융 CFO는 "만기도래 여신 리프라이싱 부분은 고객과 잘 합의해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