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단일 성(性)으로만 구성...여성 사외이사는 ‘전무’
전체 임원직으로 확대해도 여성 비율은 16.2%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대표 최경, 이병주)가 화장품 ODM 업체 중 최초로 수출액 2억달러(약 2890억원)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지만, ESG경영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수 코스맥스 그룹 회장은 “지속적인 ESG 활동으로 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하며 ‘세계 No.1 뷰티&헬스 ODM 기업’이 되겠다”고 천명했지만, 사회(S)와 거버넌스(G) 부문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사외이사는 아예 없고, 비정규직 비율도 높기 때문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코스맥스의 ESG 지표를 살펴보면, 환경 지표는 양호했지만 사회 지표와 거버넌스 지표는 업계 하위권에 머물렀다.
◆ 비정규직 3년 연속 오름세...다양성도 ‘부족’
사회 부문은 전반적으로 업계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역사회 공헌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으로 비칠 우려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비율은 전체 4.61%로 업계 평균인 4.85%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이는 고용 안정성이 낮아 노동자들의 권익과 복지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노동 환경의 질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아울러 비정규직 직원 수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2021년 12명에 불과했던 비정규직 직원이 2022년 17명, 2023년에는 무려 60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 대해 코스맥스 관계자는 "생산량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고용이었다"며 "희망 인원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시행했고, 2024년 3분기 말 기준 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2.7%"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들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봉사활동과 함께 기부금 비중도 늘리고 있다. 업계는 매출 대비 평균 0.172%의 기부금을 지출했다. 그러나 코스맥스에서 내놓은 기부금은 총 8500만원으로, 매출의 0.008%에 그쳤다. 평균보다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다양성 역시 부족했다. 장애인 고용률은 2021년 0.6%에서 2023년 1.6%로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법정 의무고용률인 3.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장애인고용법에 따라 공공기관과 50인 이상 민간사업체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최소 3.1%로 규정하고 있다.
◆환경 ‘양호’·거버넌스 ‘미흡’...이사회 독립성도 미확보
환경 지표는 업계에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순환경제 측면에서는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
매출 1억원당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1.61TOE(석유환산톤)로 업계 평균(29.3TOE)의 5.4%에 그쳤다.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도 1.33톤(이산화탄소톤)으로, 업계 평균인 87.6톤의 2%도 되지 않았다. 적극적인 환경설비 투자와 재생에너지 전환이 빛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폐기물 재활용률은 77.8%로 업계 평균 79.4%와 비슷했다. 다만 용수 재활용률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폐수 처리와 폐기물 배출량 저감을 위해 제조 공정을 개선하고 있고, 부자재 폐기물 감량 활동 등을 지속해서 시행하고 있는 만큼 개선될 여지는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버넌스를 살펴보면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됐다. 다만 이사회 의장을 최경 대표가 겸직하고 있고 사외이사도 절반에 못 미쳐 이사회 독립성을 완벽히 확보하진 못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는 남성으로만 구성됐고, 여성 사외이사는 전무했다.
전체 임원직으로 확대해도 여성은 16.2%인 7명에 불과해 남성(86%)과 약 6배나 차이 났다. 이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와 여성 임원도 늘리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회사의 여성 임원 재직자 수는 ODM 업계 최대 수준"이라며 "2024년 3분기 기준으로 보면 19.1%까지 확대됐고, 연말 인사이동에 따라 여성 임원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사회 산하에는 2개의 소위원회가 포진했다. 그중 ESG위원회는 지난 2023년 신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ESG위원회를 100% 사외이사로 구성하지만, 코스맥스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했다.
2023년 처음 위원회가 신설돼 활동을 시작한 만큼, 향후 재무적 이슈와 함께 다양한 비재무적 이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면서 ESG경영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