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딥시크, 최근 공개한 AI 모델 'DeepSeek-R1, 고성능 저비용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기술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핫이슈가 되고 있는 딥시크(DeepSeek)의 창업자 량원평이 각종 매체를 통해서 한 말이다. 후난성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수학 실력을 보였다.

집안 형편은 어려웠지만,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익히며 기술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베이징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그는 졸업 후 구글 AI 연구소와 바이두 AI 랩에서 핵심 연구원으로 경력을 쌓았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비용 AI 모델' 개발 소식에 뉴욕 증시가 폭락했다.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하루 만에 시총 약 6000억달러(863조원)을 날렸다.  / 이미지=딥시크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비용 AI 모델' 개발 소식에 뉴욕 증시가 폭락했다.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하루 만에 시총 약 6000억달러(863조원)을 날렸다.  / 이미지=딥시크

◆ 흙수저 출신 량원평, AI 혁신으로 중국 디지털 경제 선도

2023년, 량원평은 자신만의 AI 기업 '딥시크'를 설립했다. 창업 초기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혁신적인 AI 기술력을 인정받아 벤처캐피털들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불과 1년 만에 기업 가치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고, 중국 AI 산업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 중국의 숨겨진 AI 역량, 세계 시장 흔들다

딥시크는 최근 공개한 AI 모델 'DeepSeek-R1'로 전 세계 AI 업계를 놀라게 했다. GPT-4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여주며, 특히 수학과 코딩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입증했다. 중국과학원의 AI 전문가는 "중국의 AI 기술력이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딥시크의 AI 모델이 중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 처리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는 것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딥시크의 성공이 중국 AI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센스타임, 바이두, 알리바바 등 중국의 주요 기업들도 공격적인 AI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중국 AI 기업들의 투자액이 전년 대비 150% 증가했으며, AI 관련 특허 출원 건수도 미국을 추월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러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베이징은 2025년까지 AI 산업 규모를 1조 위안(약 170조 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제번스의 역설로 본 AI 군비 경쟁의 그림자

하지만 이러한 급속한 발전은 '제번스의 역설'을 떠올리게 한다.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가 제시한 이 이론에 따르면, 기술 혁신으로 효율성이 증가할수록 오히려 자원 소비가 늘어난다. AI 분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의 경쟁적인 AI 개발로 컴퓨팅 파워와 에너지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최신 AI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전력량은 중소도시 한 달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AI 기술의 발전은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초래하고 있다.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작업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기술 습득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편, 글로벌 AI 산업의 새로운 지형도가 그려지는 가운데, 기술 혁신과 윤리적 고려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게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MIT 디지털경제연구소의 전문가들은 "AI 개발 경쟁 과열로 인한 윤리적 문제와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편향성 등이 새로운 도전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대해 량원평은 "기술 발전의 속도만큼 중요한 것이 책임 있는 혁신"이라며 "딥시크는 AI 윤리위원회 설립과 윤리적 가이드라인 준수, 일부 소형 모델의 오픈소스 공개를 통해 기술 민주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를 위해 딥시크는 AI 윤리위원회를 설립하고, 모든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 또한 AI 기술의 민주화를 위해 일부 소형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등 기술 공유에도 앞장서고 있다.

IT 업계 전문가는 "AI 기술 경쟁은 21세기의 새로운 우주 개발 경쟁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보여주는 혁신과 도전은 글로벌 기술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AI가 가져올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흙수저 출신 청년의 도전으로 시작된 중국의 AI 혁명이 글로벌 기술 패권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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