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는 올해 레거시 브랜드 '헤지스'를 필두로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 사진=LF몰 헤지스 공식 스토어.
 LF는 올해 레거시 브랜드 '헤지스'를 필두로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 사진=LF몰 헤지스 공식 스토어.

[한스경제=이호영 기자] LF가 헤지스 등 핵심 패션 브랜드 위주로 해외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올해는 1조 브랜드 헤지스를 내세워 부진한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 힘을 준다. 글로벌 진출에 이르기까지 성과를 내온 브랜드와 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LF는 해외 영업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에도 적극 진출해온 한편 지난 10여년 동안 부진 사업은 철수하는 등 솎아내는 작업도 병행해왔다.  LF는 생활문화기업 비전 아래 사업 다각화를 통해 98%에 달하던 패션 부문 매출 비중을 약 75% 수준까지 낮췄지만 매출을 견인하는 것은 여전히 모태 사업인 패션 부문이다. 

◆ 1조 브랜드 '헤지스' 필두로 주력 '던스트·마에스트로'...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진출 '박차'

현재 LF는 별도 기준 지난해(2024년) 3분기 누적 매출 약 8602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370억원, 당기순이익은 616억원이다. 2023년 같은 기간 매출 8998억원에 비해 4.3%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68억원에서 38.4% 가량 확대됐다.  당기순이익도 2023년 약 540억원에 비하면 14.2%가 늘었다. 

패션 부문만 보면 3분기 매출 2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2618억원 대비 약 6%가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7억원 대비 672%가 늘며 이익 개선세가 확연하다. 

LF는 올해 헤지스와 던스트, 마에스트로 등 주력 브랜드 위주로 수출에 힘을 싣는다. 

헤지스 매출 비중은 2023년 별도 기준 LF 전체 매출 1조2700억원의 약 78% 수준이다. 창립 25년째인 올해 헤지스는 연매출 1조원대를 바라보는 LF를 대표하는 레거시 브랜드다. 20대에서 50대까지 즐겨 찾는 고가형 국민 브랜드로서 자리잡아오고 있다. MZ(밀레니얼+Z) 세대 타깃의 영패션 던스트는 전체 매출 비중이 아직 2.6% 수준이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해온 LF의 이머징 브랜드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서 지난해 반기 기준 던스트를 운영하는 씨티닷츠 매출은 162억원 가량, 반기 순이익은 19억원을 거뒀다. 마에스트로 등 LF 전체 남성복 매출 비중은 40%선이다. 

헤지스는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은 따로 법인을 두지 않고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 지역은 운영 매장만 10개 정도다. 이에 앞서 이미 중국(500여개 매장) 등지에 라이선스 사업 형태로 진출해 해외 기반을 다져왔다. 

던스트는 재작년부터 시작한 도매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애초 온라인 전용 브랜드이다보니 따로 매장을 두고 있지는 않아서다. 이커머스 기반으로 일반 글로벌 소비자 대상의 수출엔 최적화돼 있다. 지난해엔 상해 지역에 중국 법인을 세우고 직진출했다. 이를 거점으로 중국 내 영향력을 넓혀갈 예정이다. 벤더를 통하거나 홀세일(도매) 사업 형태로 적극 판매하고 있는데 중국은 이 도매 규모를 늘려가면서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던스트는 유럽·미주 등지 20여개국 70여개처에서 해외 홀세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마에스트로는 베트남 지역 위주로 수출을 강화한다. 하노이 장띠엔 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등지에 입점하고 있는데 약 30~40평 규모로 매장을 내고 있다. LF는 베트남 지역은 중산층과 고액 자산가 등이 늘면서 프리미엄 남성복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F는 이들 수출엔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LF는 "중국과 베트남 시장은 클래식하고 밝은 색감을 선호하는데, 날씨와 소비자 선호 색상 등을 감안해 이들 라인 위주로 선보이고 있다"며 "또 헤지스 경우 베트남 지역이 골프 라운딩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이다보니 해당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 해외 사업 부진 사업 정리 '선택과 집중'...이탈리아·중국·홍콩·인니·베트남 등지 법인 운영  

일찌감치 LF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10여년에 걸쳐 해외 부진 패션 사업을 정리해오고 있다. 접고 통합한 대표적인 경우는 2011년 인수, 2013년 설립한 이탈리아 패션 알레그리 해외 법인이 있다. 2014년 미국 법인을 청산한 데 이어 프랑스 법인은 2016년 청산하고 이탈리아 법인은 이탈리아 폴라리스 법인에 통합했다. 아웃도어 라푸마도 2020년 사업 철수 수순에 들어가 현재는 중국 법인만 운영하고 있다. 이 해 홍콩 패션 온라인몰 '트라이씨클 오가게'도 청산하고 중국 의류 판매 법인 'LF 트레이딩 상해'도 접었다. 

현재 글로벌 법인은 현지 판매와 라이선스 관리 등 관련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베트남은 제조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LF 글로벌 법인은 중국 북경 법인 '라푸마'와 이탈리아 법인 '폴라리스', LF 홍콩 의류 판매 법인 '퍼스트 텍스타일 트레이딩', 인도네시아 지역 법인으로는 '시나르가야 부사나', 베트남 지역 법인으로는 헤지스·닥스·질스튜어트 핸드백·지갑 제조 'FTT VINA' 등을 두고 있다. 

지난해 반기 기준 라푸마 매출 약 6억원, 순이익 4억8500만원이다. 같은 기간 폴라리스 매출은 약 2억6000만원, 순이익 2억3000만원 가량이다. 베트남 법인 매출은 약 78억원, 반기순이익은 10억원 가량이다. 홍콩 판매 법인(약 1600만원)과 시나르가야 부사나(2300만원)는 아직 순손실을 내고 있다. 

홍콩 판매 법인과 시나르가야 부사나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년 전부터 줄곧 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오히려 2020년부터 순손실을 큰 폭으로 개선해오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홍콩 판매 법인은 반기 기준으로 2018년 15억원대 순손실에서 2019년(5500만원)과 2020년(약 100만원)엔 반기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이후 약 400만원대 순손실을 내다가 지난해엔 1600만원대로 다소 확대됐다. 

인도네시아 지역은 이익을 내는 게 쉽지 않아보인다. 순손실을 거듭하면서 그동안 시장에서는 철수를 예상해왔지만 아직 유지하고 있는데 해마다 손실 폭을 눈에 띄게 줄여온 게 이유로 보인다. '시나르가야 부사야'는 반기 기준으로 2018년부터 16억원대 순손실을 내오다가 오히려 코로나 사태 초반인 2020~2021년에 손실폭이 6~7억원으로 감소했고 2022년부터 1억원 가량으로 줄었다. 지난해(반기 기준)엔 2000만원대로 대폭 축소됐다. 

이들 매출과 순이익은 지난 3분기 기준 라푸마 각각 10억원, 6억원, 폴라리스 각각 3억9000만원, 2억원, 베트남 법인 각각 112억8200만원, 12억2600만원을 거뒀다. 홍콩 판매 법인(2000만원)과 인도네시아 법인 '시나르가야 부사나'(2900만원)는 3분기에만 아직 2000만원대 순손실을 내고 있다.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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