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코스피 상장 목표···예보와 2월부터 국내외 딜 로드쇼 실시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종합보증사 서울보증보험(대표이사 이명순)이 2023년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24일 공시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이번 공모로 전체 발행주식의 10%인 698만2160주를 구주 매출할 계획이다. 주당 희망공모가 범위는 2만6000원부터 3만1800원으로, 이에 따라 총 공모 규모는 1815억원~2220억원 사이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2월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하며, 3월 5일과 6일 공모주 일반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공동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이와 함께 3월 상장을 목표로 예금보험공사와 2월 초순부터 국내외 '딜로드쇼(DR)' 일정을 갖는다. 국내 일정은 미정이나 우선 싱가포르와 홍콩 투자자들을 찾는다는 게 서울보증 IPO 담당자의 설명이다.
서울보증의 최대 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93.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969년 설립된 대한보증보험을 모태로 한 국내 최대 종합보증사인 서울보증은 각종 이행보증 외에도 신원보증·휴대전화 할부보증·중금리 대출보증·전세자금 대출보증 등을 주요 상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IMF 외환위기 당시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의 합병으로 지금의 서울보증보험이 출범했으며, 이후 예보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동안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다. 이후 배당, 주식 소각, 감자 등으로 4.6조원 가량은 회수했으나, 추가로 5조원 넘게 회수가 필요하다.
2023년 IPO 추진 때에도 예보 보유 지분 중 10.7% 수준인 698만주 가량을 공모 추진했다. 당시 희망공모가는 주당 3만9500원~5만1800원이었다. 그러나 수요예측 결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의 제반 여건을 고려해 향후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당시 서울보증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초과하는 등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국내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을 주된 흥행부진 사유로 꼽았다.
국내 보증시장 규모는 잔액 기준 2023년 말 1926조원 가량이다. 이중 공적보증기관 잔액이 1098조원으로 57%이며, 민간은 828조원으로 43% 비중이다.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잔액은 464.3조원으로 전체 보증기관의 24.1%, 민간 보증기관의 56% 가량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공적기관은 신보·기보·농림수산업자신보·16개 지역신보 등으로 177.5조원(9.2%) 규모며,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과 같은 특수은행이 60.9조원(3.2%), 무역보험공사(K-Sure)·주택금융공사(HF)·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기타 기관이 859.5조원(44.6%)의 비중을 갖고 있다.
민간 부문은 단연 서울보증의 비중이 가장 크다. 이외에도 시중·지방·농협·수협 등 은행권이 59.6조원(3.1%), 증권사가 7000억원(0.1%), 건설공제조합 등이 303.9조원(15.8%) 가량의 비중이다.
최근 3년 동안 25% 내외의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등 서울보증보험은 '보증보험'만이 아니라 보증시장 전체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보증보험 시장이 개방된다면 손해보험사들이 시장에 진입해 경쟁하게 될 가능성도 있지만, 2023년 말 기준 보증보험이 전체 손해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보험료 기준 약 2% 가량으로 낮은 데다가, 보증보험의 특성상 신규 시장진입자가 노출되는 리스크가 높기에 경쟁력은 당분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보증의 자본적정성과 관련해 지급여력(K-ICS)비율은 2024년 3분기 기준 444.8%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보험업법상 감독기준인 100%와 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상회하는 것은 물론, 손해보험사 평균 202.8%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보험회사의 지급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유동성 비율 역시 같은 시기 1024.1%로 손보사 업계 평균 719.6%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는 현금이나 현금등가물, 상장 및 협회 등록주식, 국채, 통화안정채권 등 유동성 자산을 최근 1년간 월평균 지급보험금의 3개월 분으로 나눈 비율이다. 서울보증의 유동성 자산은 3.53조원이며, 평균 지급보험금은 3447억원이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손해율은 2022년 49.63%, 2023년 67.48%, 2024년 3분기 77.73%를 기록했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수취한 보험료 대비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가리킨다. 2023년 이후 국내 보험사들이 IFRS17 기준에 따라 경과보험료와 발생손해액을 산출하지 않고 보험계약마진(CSM) 등 새로운 지표가 도입됐다. 이에 최근의 직접 비교는 아니지만, 2022년 당시 국내 11개 손해보험사의 평균 손해율이 84.14%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겠다.
또한 2023년부터 손해율이 높아진 원인은 코로나19 관련 정책적인 금융지원이 점차 종료되면서 과거 감소했던 보험금 지급 등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경과 손해율이 여타 손보사들에 비해 크게 낮고, 신계약비 부담도 낮아 보험영업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데 반해, 보증보험이란 특성상 경기 상황에 따라 손해율과 구상률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이익변동성이 내재돼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2023년 1차 IPO 도전이 무산됐던 점과 연결지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지난 2009년 한국관광공사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및 한전기술의 상장과 2010년 지역난방공사의 상장 이후 15년 만에 공기업의 IPO라는 점 역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17년에는 한국전력이 지분을 가진 발전자회사들의 상장이 추진됐으나 무산된 바 있다.
박종훈 기자 plisilla@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