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설 연휴 특집으로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12·3 내란 사태를 둘러싸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시민 작가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두 토론자는 비상계엄 정당성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했으나, 극단주의 배격과 정치적 다원성 존중이라는 민주주의 가치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29일 저녁 100분간 진행된 이번 토론은 MBC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비상계엄에 대해 응답자의 58%가 '위헌적인 중대 범죄'로, 39%는 '합헌적인 대통령의 권한 행사'로 평가했다. 이는 계엄 초기와 비교해 윤석열 대통령 지지 여론이 상승한 수치다.
홍준표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무분별한 탄핵 시도와 예산 삭감 등 국회 권력 남용이 계엄의 배경"이라며 "내란죄 적용과 탄핵소추는 과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시민 작가는 "여권이 헌법 파괴 논란을 정치적 호불호의 문제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며 "보수층 결집으로 인한 착시 효과"라고 반박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서울서부지방법원 침입 사건에 대한 토론이었다. 여론조사에서 66%가 '엄정 처리'를, 32%가 '선처'를 지지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진영논리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집단적 광기"라고 지적했고, 유 작가는 독일의 사례를 들며 "온건 보수와 진보의 대연정으로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석희 앵커가 던진 "성숙한 민주주의의 조건"이라는 질문에 두 토론자는 뜻밖의 공통분모를 보였다. 유 작가는 "서로 다른 정치 집단의 경쟁적 공존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정의했고, 홍 시장도 극단주의 배격과 관용의 정신에 동의하며 의미 있는 접점을 만들어냈다.
한편, 6개월 만에 재개된 '손석희의 질문들'은 이번 설 특집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 밤 10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