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특급 유망주' 정현우가 본지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류정호 기자

[고양=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008년 창단 이후 처음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썼다. 모기업이 따로 없는 탓에 신인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하는 구단 특성상 전체 1순위 지명권은 키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키움의 선택을 받은 선수는 덕수고 출신의 정현우(19)다.

정현우는 고교 시절 신장 184cm, 체중 87kg의 탄탄한 체구를 앞세워 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공과 포크볼을 구사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신세계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57,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고야구대회에선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79 등으로 활약하면서 덕수고의 2관왕을 이끌었다. 정현우는 지난해 덕수고에서 16경기 동안 48⅓이닝을 소화하면서 8승 무패, 삼진 70개, 평균자책점 0.58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고교 무대를 평정했다.

키움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외국인 선수 구성을 투수 1명, 타자 2명으로 꾸렸다. 대부분의 구단이 외국인 투수를 1~2선발로 꾸리는 것과 비교했을 때 파격적인 구성이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외국인 투수를 1명 기용한 구단은 키움이 유일하다. 특히 왼손 선발 투수가 부족한 키움이 외국인 투수 1명을 포기한 것은 구단이 정현우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정현우(덕수고)가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키움 제공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정현우(덕수고)가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키움 제공

정현우는 올 시즌을 1군 스프링캠프가 아닌 퓨처스(2군) 스프링캠프에서 시작한다. 고교 시절 많은 공을 뿌렸기에 무리하지 말라는 구단과 홍원기(52) 감독의 배려다. 키움 퓨처스 선수들이 훈련 중인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최근 본지와 만난 정현우는 처음 맞는 프로 무대를 앞두고 “처음에는 생소하고 어색했다. 하지만 대만 루키 캠프 등을 다녀오면서 많이 적응했다. 선배들이 친근하게 챙겨주셔서 빨리 적응할 수 있던 것 같다. 팀 분위기 또한 좋다. 퓨처스 스프링캠프가 기대된다”고 입을 뗐다.

프로 무대 데뷔를 앞둔 정현우에겐 모든 것이 생소할 수 있다. 대부분 고교에서 프로에 직행한 선수들은 여름 이후 경험하지 못한 빡빡한 일정 탓에 체력 문제를 호소하기도 한다. 정현우는 프로 선수의 기본인 식단 관리를 통해 최대한 어려움을 피하고자 한다. 다행스럽게도 키움에는 올겨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김혜성(26)이 있었다. 김혜성은 철저한 식단 관리로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또한 키움 출신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신인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통해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현우는 “포지션이 다르지만, 김혜성 선배가 롤 모델이다. 탄산음료를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탄산을 끊었다. 또한 라면도 먹지 않고 있다. 탄수화물, 단백질의 비율을 고려하면서 먹고 있는데 몸이 변하는 게 보여 더욱 열심히 관리하게 된다”며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잔부상이 없다는 것이다. 이정후 선배 역시 오리엔테이션 교육 당시 신인 시절과 지난해 초 체성분 측정 결과를 보여주셨는데 변화를 보고 자극을 받았다. 당장 선배들만큼 하지는 못하더라도 천천히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7회 대선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한 정현우. /키움 제공
제7회 대선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한 정현우. /키움 제공

구단의 큰 기대를 받는 정현우이지만, 그는 차분했다. 정현우는 “지명 이후부터 1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또한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큰 목표”라면서 “팬들이 제게 거는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저 역시 팬들의 응원 덕분에 프로에 데뷔했다는 것이 실감 나고, 더욱 책임감도 생긴다. 최대한 프로 타자들의 기에 눌리지 않고 제 몫을 다 하겠다”고 힘주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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