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증시, 회복세 전환...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 급락
올 1분기 전체 예산 40% 이상 적극적인 재정 조기집행 중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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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영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두드러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설 연휴 이후 국내 증시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중 글로벌 국가들의 주요 이벤트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따라 투자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가 악화됐지만, 올해는 상승 전환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1월 2일~1월 24일) 코스피 지수는 137.86포인트(+5.7%)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도 42.11포인트(+6.1%) 올랐다. 한국은행의 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와 트럼프 2기 출범 등 변동성 요인이 많았음에도 회복 전환에는 성공한 모습이다. 

이처럼 트럼프 2기 출범에도 국내 증시가 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성이 예상치 대비 온건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편 관세 및 대중국 관세와 관련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멕시코와 캐나다에 2월1일부터 25 %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만 언급했다. 

시장은 미국의 1월 FOMC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1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개월만에 둔화세에 접어들었고, 1월 물가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심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도표를 내놓으면서 1월 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반영된 올해 금리 인하 전망치는 여전히 1회로 연준 점도표(2회)보다 매파적이다"며, "12월 FOMC의 매파적 기조가 선반영 되었음을 감안할 때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의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오히려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처럼 비둘기파적인 해석이 가능한 멘트에 시장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1일에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발표를 앞두고 있다. 만일 이번 물가지표가 12월 CPI와 PPI처럼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경우 디스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돼 시장 기대심리가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30일부터 대형 IT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대거 포진돼 있어 이에 따른 증시 흐름 변화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30일 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퀄컴, 31일에는 애플과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과 합작해 AI 분야에 5000억달러 가량의 대규모 투자 계획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에 관련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해 텍사스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으로 미 전역으로 이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취임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된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유지되는지 여부 또한 중요한 관심사일 것이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디양한 투자지원 정책에 따라 투자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뉴욕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타며 국내 증시도 안정적인 분위기이나, 비상계엄 여파로 내수부진 우려를 지울 수 없어 국내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11월 대비 12.3p 급락했다. 동기간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도 11월 대비 4.5p 떨어진 87.0p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4분기 성장률도 당초 예상치인 0.5%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0.1%를 기록했다. 12월 실업률 또한 3.7%로 집계되며 2021년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도 6월 이후 가장 수치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위축되기 시작한 기업심리가 12월 고꾸라지며 신규 채용도 큰 폭 감소했고 특히 온라인 채용 플랫폼은 중소기업 이용 비율이 높아 내수부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에 전체 예산 중 40% 이상의 적극적인 재정 조기집행이 진행되고 추경에 대해 설 이후 추가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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