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석지연 기자] 제주항공 참사 사고 여객기에 부딪친 조류는 겨울철 대표 철새인 가창오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항공기 양쪽 엔진에서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으며 사고기가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동체 착륙한 이유가 복행 때 발생한 조류 충돌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25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고조사 진행 현황 설명회를 열었다.
조사위는 복행 중 조류와 접촉하는 장면을 공항 감시 카메라(CCTV)를 통해 사고기 조종사가 '메이데이(비상선언)‘를 외치고 복행(착지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것)하던 중 새떼와 접촉하는 장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사고기의 음성기록장치(CVR)와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FDR)를 통해 사고 현황을 확인한 셈이다.
사고기는 지난달 29일 오전 8시 57분 50초에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주의를 받은 후, 8시 58분 11초에 기장과 부기장이 “항공기 아래쪽에 조류가 있다”는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음성기록장치(CVR)에도 담겼다. 이로부터 39초가 지난 지난 8시 58분 50초에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FDR)가 모두 기록을 멈췄다.
조사위는 사고기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및 관제 교신 기록 등을 동기화 및 분석해 재구성한 충돌 직전 상황을 초 단위로 공개했다.
또한 8시 58분 50초에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FDR)가 모두 기록을 멈춘 것에 대해서는 조류 충돌의 영향으로 기내에 전원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이후 약 4분동안 활주로 왼쪽 상공을 비행하다가, 반대 방향 활주로로 착륙하디 위해 오른쪽으로 선회했다. 이어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 착륙를 시도했으며 오전 9시 2분 57초에 활주로 너머 방위각 시설물(로컬라이저 둔덕)과 충돌했다.
조사위는 사고기의 양쪽 엔진에서 발견된 새 깃털과 혈흔을 채취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에 의뢰해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겨울철새인 '가창오리'로 판명됐다. 다만 조사위는 조류 개체 수나 다른 종류의 조류가 포함됐는지는 알 수 없으며 엔진 상태 확인 및 추가 시료 채취를 위해 엔진을 분해 검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조사위는 14일부터 엔진 제조국인 프랑스의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와 협력해 사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석지연 기자 hd624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