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국 부진에 1조3000억원이던 영업이익 60~70% 증발...5000억원 밑돌아
기부금 등 각종 비용 줄이며 허리띠 졸라맨 영향...이자수익 증가도 한몫
/ 사진=LG생활건강.

[한스경제=이호영 기자] LG생활건강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다만 이는 사업 실적 개선이 아니라 비용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영향이 컸다. 기부금 등 일회성 비용을 줄인 게 주효했다. 금융손익 개선도 요인이다.

LG생건은 실적 반등이 좀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올 한 해 LG생건 실적이 다소 늘긴 하겠지만 뷰티 사업은 '더후' 리브랜딩 등 투자를 지속하며 이익 반등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2024년) 당기순이익이 2039억원으로 2023년 1635억원에서 24.7% 급증했다고 이달 17일 공시했다. 지난 한 해 매출은 전년 대비 0.1% 늘어난 6조8119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5.7% 줄어든 4591억원 가량이다. 

이런 당기순이익 확대는 일회성 비용 감소와 영업외 손익 개선이 영향을 줬다. 지난해 4분기까지 손익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보면 누적 연결 기준으로 3분기까지만 봐도 기타 영업외비용은 약 480억원으로 전년 905억원 대비 425억원이 감소했다. 여기엔 기부금 감소분이 330억원으로 가장 컸다. 연결 기준 누적 3분기 이자수익도 242억원으로 전년 184억원 대비 58억원 증가했다.

LG생건은 전사 비상 상황에서 기부금 등까지 줄일 수 있는 모든 비용은 다 줄이는 모습이다. 기부금은 2023년 849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은 차츰 더 중요해지고 있어 실적 반등이 가시화하면 기업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이런 사회관계 비용은 원상 회복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화장품(뷰티) 양강으로서 미국·일본 등 해외 진출 다변화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온라인 등 유통 채널 확대를 통해 중국 영업이익 회복세를 끌어내고는 있지만 중국 실적 감소가 워낙 큰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론 더후 브랜드 중심으로 중국 온라인 매출이 고성장하며 반등하긴 했다. 2024년 3분기 뷰티 사업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 확대됐다.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472억원으로 같은 기간 2023년 1391억원 대비 5.8% 늘었다.

그렇지만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은 약 4591억원으로 여전히 감소세로 5000억원을 밑돈다. 2021년에 비하면 60~70% 가량이 증발한 수준이다. 중국 부진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1조2896억원을 거뒀던 LG생건은 2022년 말 중국 코로나 봉쇄 정책 종료 후에도 중국 현지 내수가 악화하고 경쟁이 심화하며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은 4870억원으로 62% 가량이 날아간 상태다.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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