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수 불발해도 자체 경영정상화 지속...정산 정상화엔 현금 흐름 '2000억원'이면 충분
이달 15일 티몬과 위메프 채권자 등 관계인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채권자 중 한 명이 조사 결과를 듣고 있다. / 사진=티메프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
이달 15일 티몬과 위메프 채권자 등 관계인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채권자 중 한 명이 조사 결과를 듣고 있다. / 사진=티메프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

[한스경제=이호영 기자] 여행상품 등 가성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익숙한 티몬과 위메프가 청산이냐 매각이냐 기로에 놓인 가운데 향방이 주목된다. 

티몬과 위메프 경우 애초 두 플랫폼은 중복 채권자(입점 판매자)가 많아서 일괄 매각을 원칙으로 시작했지만 팔릴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부터 매각하는 개별 매각으로 전환해 인수·합병을 타진하고 있다. 

원론적으론 인수 매각가는 청산가치인 최저 약 130억원대부터다. 바꿔 말하면 이는 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각각 130억원씩, 약 270억원이면 티몬과 위메프 플랫폼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티몬과 위메프 운영총괄 법정관리인인 조인철 대표와 조사위원인 한영회계법인은 지난달 말 조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달 15일 티몬과 위메프 채권자 등 관계인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인철 관리인은 "애초 티몬과 위메프 일괄 매각을 원칙으로 삼았지만 개별 매각 방향으로 전환해 티몬이나 위메프 한 군데라도 인수 의향을 표시하면 그곳부터 매각 협상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티몬과 위메프는 경영정상화를 준비하면서 지난 10월부터 인수·합병에 사활을 걸고 있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현재로선 인수·합병(M&A)이 파산을 피하고 채권자(입점 판매자 등) 변제 가능성을 높여나갈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다. 

매각 금액은 각각 플랫폼의 청산가치인 티몬 136억원, 위메프 134억원을 최저선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조인철 관리인은 "청산 가치 보장 원칙에 따라 이론적으론 매각가는 티몬 136억원, 위메프 134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 자체를 가지고 최저가라고 보기엔 곤란하다"며 "여기에 채권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변제율이 어느 정도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각각 130억원대 수준에서 제안이 들어온다면 M&A 성사 가능성은 채권자, 관리인 수용 가능성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당장 관리인인 저로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 가격에는 매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매각가는 곧 입점 판매자(채권자)들의 변제율과 직결된다. 현재 티몬 채권 규모는 1조원대, 위메프는 약 5000억원대로 티메프 전체로는 1조5000억원대다. 

조인철 관리인과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은 투자설명서를 63개 기업에 보냈고 현재 인수 의사를 밝혀온 곳은 1개 중국 기업과 2개 국내 기업 모두 3개 기업이다. 이 기업들을 포함해 5군데가 검토하고 있다. 

◆ 청산가치, 계속기업가치보다 큰 상태...채권자 변제는 매각 통해 가능성 높이는 게 유일, 재판부 선고 '촉각' 

최근 한영회계법인 조사 결과 티몬(약 7배)과 위메프(약 16배)는 청산가치가 각각 136억원, 134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보다 크게 나왔다. 계속기업가치는 각각 -925억원, -2234억원으로 마이너스다. 

조인철 관리인은 "티몬과 위메프 기업 내외부 채권자부터 많은 사람들이 조사보고서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이유는 2가지"라며 "청산가치가 크냐, 계속기업가치가 크냐에 따라 회생 절차를 계속할지 파산으로 갈 것인지 재판부가 판단하는 토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티몬과 위메프 채권자들에게는 계속기업가치는 변제율을 결정하는 기초이기 때문"이라며 "두 플랫폼 경우 계속기업가치가 마이너스다. 변제율을 따져볼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청산가치 이상의 변제율을 만족시켜주는 금액대로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큐텐그룹 계열사나 지배구조 최상위 기업도 청산 절차나 회생 절차 중이거나 휴폐업 상태여서 당장 티몬과 위메프 합쳐서 2000억원대 대여금 등 회수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티몬 경우 큐텐 싱가포르 법인에 대한 채권인 대여금·선급금 명목의 264억원부터 채권 신고할 예정이다. 동시에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볼 때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구영배 대표가 회사에 거액의 손실을 끼친 것이므로 구 대표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가 가능한지 법률대리인과 상의하며 검토하고 있다. 

큐텐그룹이 인수했던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AK몰은 모두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에 있는 큐텐 테크놀로지 같은 경우는 휴폐업 상태다. 1000억원대 대금이 빠져나간 중간 지주사격 티몬 글로벌 경우 페이퍼컴퍼니다. 큐텐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인 싱가포르 큐텐 법인(큐텐 피티이 엘티디)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청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재판부가 파산을 선고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기업가치가 커서 회생 절차를 계속 진행한다면 변제율에 영향을 준다"며 "티몬과 위메프 경우엔 청산가치가 커서 M&A를 통해 이 가치 이상으로 채권자들에게 변제하는 방안이 유일하다. 최종 선고는 재판부 재량으로 저희가 알 수는 없다. 다만 매각을 성사시켜 최소한 청산가치 이상의 금액으로 변제되기를 희망한다는 취지와 함께 계속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매각주간사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 자체 경영정상화도 준비 중...PG사 1군데 나서, 월 2000억원 현금 흐름이면 '정산 정상화'   

만약 M&A가 불발되더라도 티몬과 위메프는 자체 경영 정상화를 통해 영업을 재개할 준비도 하고 있다. 회사 존속을 유지 중인 직원 규모는 165명으로 고정비 지출은 월 급여 8억원, 운영비에 4억원 총 12억원 수준이다. 

플랫폼 정상화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직원의 각고의 노력 끝에 전자결제대행(PG)사도 1군데 계약 체결하기로 했고 카드사들엔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무엇보다 2차 PG사 역할을 중단하고 정산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사태 재발을 제거하는 영업 방식을 갖춰가고 있다. 하루~일주일 단위 범위 내에서 정산 기간은 논의하고 있다. 

정상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판매자인데 아직 티몬 등 플랫폼 영업 중단이 소비자들로부터 잊혀질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이 아니어서 기존 티몬과 위메프 각각 2000만명 수준의 소비자들을 기반으로 신규 판매자를 유치해나가면서 정상화를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본다. 기존 판매자들은 현재 채권자수만 약 10만명선으로 이들 절반 가량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신규 판매자 유치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정권 티메프 검은우산 비대위원장은 "티몬과 위메프는 판매자, 소비자 모두에게 신뢰가 컸던 플랫폼"이라며 "구영배 대표 인수 후 두 플랫폼에서 2000억원대 현금이 유출되면서 정산 차질이 빚어졌다. 티몬과 위메프 월 1000억원씩만 현금이 들어와줘도 정산 정상화 수준으로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호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