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철 티메프 운영총괄 법정관리인. / 사진=이호영 기자.
 조인철 티메프 운영총괄 법정관리인. / 사진=이호영 기자.

[한스경제=이호영 기자]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로선 청산가치가 더 커서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입니다. 티메프 파산을 피하는 방편이지만 회생절차에서 매각은 채권자에게는 변제율을 높이는 장점이 있는 동시에 인수기업에도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조인철 티메프 운영총괄 법정관리인은 "티몬과 위메프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전략적 투자자(SI) 32곳, 재무적 투자자(FI) 31곳 총 63곳에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며 "실제 인수의향서(LOI)를 낸 3곳을 포함해 현재 검토 중인 곳만 5곳이다. 이외에도 인수 의지를 지닌 곳이 더 있다고 보고 찾고 있다"고 16일 강조했다. 

티몬 경우 청산가치는 136억원, 계속기업가치는 -925억원이다. 위메프는 청산가치 134억원, 계속기업가치 -2234억원이다. 통상적인 기업이라면 재판부가 단순히 파산을 결정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다만 재판부 결정에 앞서 티몬과 위메프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거래 중개 플랫폼으로서 장기간 만성 적자를 감내하며 규모의 경제를 도모해야 하는 사업과 사안의 특수성을 감안해 지금 유일한 대안인 매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보겠단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인수·합병(M&A)을 추진(지난해 10월~)하는 동시에 지난 12월4일 영업 재개를 선언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전자결제대행(PG)사와 카드사 협조를 구하면서 미정산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원인 제거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2차 PG사로서 역할 포기 ▲정산 기간 단축(일~주단위) 등 사태 재발 가능성을 제거하는 수준으로 시스템을 갖춰오고 있다. PG사 1곳은 확보했고 원천 결제사인 7대 카드사엔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티몬과 위메프는 구영배 대표 인수 전까지만 해도 판매자 정산 흐름만큼은 안정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이었다. 구 대표 인수 후 큐텐그룹은 티몬만 해도 대여금 명목으로 1349억원 등 자금을 빼갔는데 이런 자금 유출은 지난해 티메프 미정산 사태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현재 플랫폼 정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비자와 입점 판매자다. 두 플랫폼 활성 판매자(현 채권자)수는 10만명선으로 거론되지만 등록만 해놓은 경우까지 최대 30만명도 본다. 채권 현안이 터지면 재입점 수준은 절반 미만이어서 신규 유치가 과제로 부각된다. 신규 유치에 중요한 것은 고객 규모인데 티몬과 위메프 기존 고객층은 각각 2000만명 정도로 점유율 상위 플랫폼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당장 회생절차를 통한 M&A는 티메프 채권자인 판매자 변제 가능성을 유지하고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인수기업도 이점이 많다. 무엇보다 이 유형의 M&A 강점으론 우발채무 단절 등 거래 안정성이 꼽힌다. 통상적인 M&A 리스크인 우발채무를 확인할 수 있어 경제적 손실이나 현실화 여부에 따른 재무 위험 없이 예측가능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인수대금으로 회생채권 상환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미변제되는 채무는 채권자 동의에 따라 권리변경도 된다. 또 티몬과 위메프 경우 2023년 기준 세무상 도합 이월결손금 1조6000억원 가량이 있다. 향후 정상화를 통한 과세소득 발생 시 법인세도 절감할 수 있다. 

인수 비용도 일반 기업보다 저렴하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최대주주 지분을 획득할 수 있다. 티메프 경우 이미 확보된 고객과 판매자 등 기반을 통해 턴어라운드할 수 있는 잠재력도 장점이다. 

이번 티몬과 위메프 매각 방식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사전 계약을 통해 인수 예정자를 정해놓은 다음 추가로 공개 경쟁입찰을 병행한다. 이 방식은 매각 절차가 신속하면서도 더 나은 조건으로 자산을 팔 수 있고 인수의향자는 더 낮은 가격에 낙찰 받을 수 있다. 

조인철 관리인은 "매각이 확정돼야 회생계획안(티몬 위메프 경우 변제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다. 오는 2월7일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연장 신청할 것"이라며 "현재 티메프가 존속하며 유지하는 직원은 165명으로 급여와 운영비로 월 고정비 12억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예상으론 42억원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 4월 말이 마지노선이 될 것 같다. 이보다 최대한 빨리 매각주간사와 M&A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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