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온실가스 배출·에너지 사용량 늘어나면서 집약도 ‘증가’
재생에너지 사용량 증가세...전환율 ‘60.9%’달성
사회공헌·고용안정성 ‘개선 필요’
지난 8일(현지시간)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전시 부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LG이노텍
지난 8일(현지시간)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전시 부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LG이노텍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LG이노텍이 ‘ESG경영 2막’ 실천과제로 ‘고객가치’와 ‘기후변화 대응’을 제시했지만, 중요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버넌스 부문은 양호했지만, 고용안정성도 '불안정' 했다.

LG이노텍은 광학·전장·기판·전자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소재·부품기업이다. LG이노텍의 ESG경영 실태가 어떤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평가 발표를 토대로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부문별 지표를 살펴봤다.

◆ 배출량·사용량 늘어나며 환경지표 악화

LG이노텍은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과 관련 이슈가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2022년 ‘2030년 RE100 달성’과 ‘2040 탄소중립’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4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0 (제로)’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추진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동참한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 및 실적 관리 ▲재생에너지 전환 ▲생산 프로세스 최적화 및 에너지 효율화 등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2040년 탄소중립 목표와 달리 2년 전보다 나빠졌다. 2023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2.52톤으로 집계됐다. 업계 평균(9.34톤) 보다 73% 낮았지만, 전년(2.37톤)과 비교하면 6.3% 증가한 수치다.

온실가스 배출량만 놓고 보면 전년보다 대폭 늘었다. 직접 배출인 스코프1(Scope1)과 간접 배출인 스코프2(Scope2), 가치사슬 전반에서 나오는 스코프3(Scope3) 배출량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스코프1, 2는 2021년 대비 각각 1.5배, 1.3배 증가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한스경제>에 "매출 규모 증가에 따른 생산 라인 증설로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했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스코프3는 2021년 1279톤에서 2023년 68만9031톤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에 대해 LG이노텍은 "2023년부터 스코프3 산정 항목을 기존 1개에서 7개로 늘렸다"며 "산정 범위 또한 해외를 포함시키면서 배출량의 전체 파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스코프를 상세하게 공개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지만, ESG 선도 기업으로서 보다 엄정히 수치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항목을 늘렸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사용 집약도 역시 매출 1억원당 0.52TOE(석유환산톤)로, 업종 평균(3.66TOE)을 하회했다. 다만 2022년(0.49TOE)보다 6% 증가했고, 총에너지 사용량도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90만6350MWh(메가와트시) ▲2022년 109만4790MWH ▲2023년 122만6348MWh 등 3년 연속 늘어났다.

긍정적인 점은 비재생에너지 총사용량은 줄고,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총 비재생에너지 사용량은 56만9961MWh로 직전년도(84만5754MWh)보다 32.6% 감소했다. 반대로 총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65만6387MWh로 2022년 24만9036MWh 대비 163.6% 증가했다.

아울러 LG이노텍은 RE100 선언 1년 만에 재생에너지 전환율 60.9%를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2021년 5.7% ▲2022년 22.1% ▲2023년 60.9%로 약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경쟁사인 삼성전기와 비교해도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전기는 2050년 RE100과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그중 2030년 재생에너지 전환율 목표를 30%로 잡았다.

회사의 이 같은 빠른 재생에너지 전환은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계약과 PPA 계약 덕분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국내 그린에너지 투자 운영 회사인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와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20년간 매년 약 10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게 됐다.

이와 함께 2023년 8월 에너지 전문기업 SK E&S와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직접PPA는 전력 공급사와 기업 간 재생에너지를 직거래하는 계약이다. 향후 20년간 연 10MW(메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공급받는다.

또 다른 주요 지표인 순환경제 관련 항목에서 폐기물과 용수 재활용률을 모두 공개했으나, 용수 재활용률은 업종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용수 재활용률은 39.9%로 전년(40.4%)보다 소폭 하락했고, 업계 평균(44.3%)보다도 낮았다. 그러나 용수 재활용률도 2021년부터 3년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2021년 47.2%였던 용수 재활용률은 2022년 40.4%, 2023년 39.9%로 줄었다.

LG이노텍은 용수 재활용률 제고에 대해 "용수 다소비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내 폐수 재활용 설비 투자와 사외 공공시설 폐수 재이용 취수량 증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폐기물 재활용률은 늘고 있다. 2023년 폐기물 재활용률은 93.2%로 직전년도(88.5%)보다 5.3% 증가했다. 일반폐기물 발생량은 소폭 늘었으나 유해 폐기물은 줄었고, 발생량만큼 재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LG이노텍의 ESG 평가 지표 / 그래프=ESG행복경제연구소
LG이노텍의 ESG 평가 지표 / 그래프=ESG행복경제연구소

◆ 사회공헌, 고용안정성 ‘개선 필요’

사회 부문도 미흡한 지표들이 확인됐다. LG이노텍은 2023년 사회공헌에 72억6000만원을 투자했다. 기부금 비율을 구체적으로 공시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금액을 기부금으로 보면 매출액 대비 0.035%에 불과해 업계 평균 0.116%에 크게 미달했다.

구체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아동과 청소년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주니어 소나무 교실에 8억5000만원, 3억1200만원의 희망나눔기금을 모았으며, 해외 사업장도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식료품을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에 힘쓰고 있다. 

고용안정성 부문도 취약했다. 비정규직 고용률이 24.4%로 업계 평균 4.75%보다 5.14배 더 높았다. 이는 직원들의 고용안정성이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정규직 고용률 개선 계획에 대해 LG이노텍은 "업의 특성상 고객사 물동 변화에 따른 대응을 위해 계약직을 활용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아울러 다양성 추구는 ESG경영의 핵심 요소다. LG이노텍의 여성 임직원은 전체 26%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상위 관리자로 한정하면 여성의 비중은 급감한다. LG이노텍은 2021년부터 단 1명의 여성 임원을 두고 있다. 다양성 강화를 위해서는 여성 임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장애인 고용률은 3.3%를 기록했다. 법적 의무 고용률인 3.1%를 넘어선 수치다. 우리나라는 장애인고용법에 따라 공공기관과 50인 이상 민간사업체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최소 3.1%로 규정하고 있다.

◆ G 부문 ‘우수’ 평가

거버넌스 부문은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사외이사 비율의 경우 업계 평균(42.5%)보다 높은 57.1%를 기록했다. 이사회는 총 7명으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구성됐다. 2022년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다양성을 높였다.

박상찬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독립성도 확보했다. LG이노텍은 2022년부터 대표이사가 아닌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경영진과 이사회 간의 상호 견제와 감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업계 평균(36%)보다 높은 40.1%를 기록했다. 최대주주 지분율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통상 20~40% 범위를 안정성 있다고 본다.

더불어 LG이노텍은 2021년 ESG위원회를 출범했다. 회사는 2021년 ‘ESG Committee'를 신설하고, 글로벌 수준의 ESG경영을 전략적·체계적으로 실현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LG이노텍은 ESG를 특정 조직의 업무가 아닌 전 임직원이 스스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상 업무를 ESG 관점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중점을 두고 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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