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저가형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우량고객 확보 차원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지난해 카드업계의 연회비 수익이 3분기 만에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카드사들이 연회비는 다소 높지만, 각종 혜택으로 중무장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장하는데 주력한 한편, 저가형 프리미엄 전략을 병행하면서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BC카드)의 연회비 수익 합계는 1조756억원으로 2023년동기(9852억원)와 비교해 9.18%(904억원)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4분기 수익을 합칠 경우, 지난해 연회비 수익은 1조500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연회비 수익은 현대카드가 250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삼성카드(2187억원)·신한카드(1884억원)·KB국민카드(1418억원)·롯데카드(1122억원)·우리카드(816억원)·하나카드(768억원)·BC카드(58억원) 순이었다.
현대카드는 이 같은 호실적에 대해 이마트·넥슨·무신사·네이버 등, 전 산업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19개사와 상업자표시카드(PLCC) 동맹을 맺고 있는 데다, 써밋(Summit)과 MX Black Editon2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현대카드는 일반적인 신용카드(GPCC)와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의 양 날개를 단 세계 최초의 카드사로서 두 시장에서 모두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회비 수익의 성장은 지난해 카드사들이 공을 들여온 프리미엄 브랜드가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카드는 지난해 2월 프리미엄 카드인 '제이드 클래식'을 출시했으며, 6월에는 '제이드 프라임'·'제이드 퍼스트'·'제이드 퍼스트 센텀' 등 브랜드 확장에 나섰다.
하나카드에 따르면 제이드 시리즈는 프리미엄 브랜드임에도 이례적으로 출시 10개월 만인 지난 12월, 10만매를 돌파했다. 이에 따른 하나카드의 연회비 수익 증가폭 역시 2023년 대비 28.2%가 성장했다.
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는 제이드 브랜드에 대해 "배달앱 상품권 등을 프리미엄 바우처로 제공해 실용성을 높였고 발급 후 바로, 동반인까지 공항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히며 카드고릴라의 2024 신규카드 차트에서 출시 후 약 1년간 5위권에 꾸준히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에 다른 카드사들 역시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1월 '헤리티지 클래식' 카드 2종을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추가했으며, 삼성카드 역시 'THE iD. TITANIUM' 등 삼성 프리미엄카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서울·인천·부산·제주 지역 15개 특급 호텔 뷔페와 숙박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DINING WEEK'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이 국내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에 눈을 돌린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의 증가로 카드 사용처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사용처가 넓어졌고 그만큼 사용금액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신용카드의 해외 사용액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의 신용카드 및 직불·체크카드의 연간 누적 해외 이용금액은 코로나 시기인 2021년 5조678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 말 기준 13조7151억원까지 뛰었다.
또한 프리미엄 카드의 경우 높은 연회비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고, 씀씀이가 큰 우량고객을 확보하기에 용이한 점도 한 몫한다. 특히 연회비 10만원에서 20만원대를 유지하면서 혜택을 늘린 저가 프리미엄 전략은 신용판매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카드사에게 훌륭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10만원대 프리미엄 카드의 경우, 연회비에 있어 큰 부담이 없는 데다 프리미엄 카드에서만 제공하던 바우처 혜택을 통해 고객들도 큰 부담 없이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어, 고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역시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의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