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경기침체에 따른 카드업계의 위기감이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의 신년사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올 한해 카드업계의 닥칠 위기임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이제 카드사들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CEO들마다 다소 차이점이 존재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하나·현대·우리카드 CEO 및 CEO 내정자는 지난 2일 일제히 2025년을 맞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먼저 이들 CEO들은 올해 카드업권에 대해 '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과 환율 폭등 등, 올 초부터 각종 경제 지표들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 역시 올해 업황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은 취임사 겸 신년사 서두에서 "IMF와 금융 위기를 빼면 요즘처럼 위기가 체감되는 시기도 없었던 것 같다"면서 "인구 감소와 시장 성장률 정체, 디지털로 무장하고 있는 테크 기업들의 금융 진출 등이 우리가 처한 냉정한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시기에 다시 우리에게 맞는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고 변화에 매진해야 한다"며 "시장을 흔들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오직 많은 시도를 해보는 것이 유일한 열쇠"라고 덧붙였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도 "경기침체에 따른 성장률 둔화와 금리인하 시기 지연은 생활금융을 기반으로 하는 카드업에는 커다란 위협 요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호적이지 않은 거시 경제흐름에 더해 최근 발표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최신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빅테크사의 결제시장 잠식은 우리에게 본업인 신용판매 외 수익구조 다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 역시 "2025년 카드업계의 험난한 경영환경을 예상하며 국내/외 정세 불안으로 확대된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내수경기 위축, 더딘 금리 인하 속도로 인한 고금리 상황 지속, 업계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의 도래로 빅테크 IT사들과 경쟁 심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카드업계 위기를 타개할 방안으로 CEO들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카드사 본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등,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방식에서는 CEO 별로 다소 차이점이 나타났다.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는 "과거의 모든 정책들은 그 시대 상황에 맞춰서 우리를 '오늘 여기'까지 이끌었던 동력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 성공 방정식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변화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페이먼트(Payment) 프로세스 혁신 △페이먼트 경쟁력 강화 △ 경쟁력 강화에 따른 시장 지위의 확대를 지향점으로 내세웠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의 경우 '가장 잘하는 것을 하자'라는 전임 이호성 대표의 경영철학을 이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 대표는 하나카드의 강점으로 꼽히는 트래블로그의 고객 수를 현 700만에서 1000만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높은 해외결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 현지 매입사업을 본격 개시하여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지난해 세계 최초 자체 디지털전환과 소프트웨어 판매를 이뤄내 성장과 생존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하면서, "올해 역시 어지러운 국내외 상황 속에서도 생존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 내정자는 신년사에서 'Deep Change'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플랫폼, 데이터 역량 지속 강화를 내놨으며,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는 △ 고객 중심 조직의 실행력 강화 △ 조직효율화 및 슬림화 기반 성장영역 강화 △ 미래 성장 비즈니스 핵심사업화 등을 위해 가장 먼저 조직개편에 나섰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