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이 2025년 대내외환경을 '시계 제로'라고 표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2025년 우리가 마주한 대외환경은 말 그대로 시계 제로인 상황이다"며 "더욱 강력해진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트럼프 정부 재출범으로 국제질서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재점화되고, 강대국이 자국 이익의 관철을 추구하는 가운데 기존 다자 국제질서는 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장 미국이 핵심 수출시장이자 투자처인 우리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업계는 커다란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금융·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환율은 급등하고,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2025년에는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세 가지 과제를 언급했다.
먼저, 수출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 해장은 "무역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을 자동차·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과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버팀목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미국 신정부 출범이 오히려 기회가 될 조선, 방산, 원전 등 전략 수주산업을 중점 지원하고, 글로벌 사우스 등 신시장 진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수출 위기 대응 체계'를 행내에 구축해 수출 현장에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수시 점검하고, 새로운 무역·산업 정책이 발표되는 즉시 수출과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신속한 맞춤형 금융 프로그램 시행으로 수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윤 행장은 "다양한 금융 수단으로 국익을 확대하는 국제협력은행으로 나아가자"며 공급망 재편 대응과 수출시장 다변화를 강조했다.
윤 행장은 "공급망 재편 대응을 위해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입지를 더욱 강고히 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가 창출하는 현지 고용과 에너지·원자재 분야의 구매력을 지렛대 삼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 파트너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윤 행장은 "수출시장을 중남미·동유럽·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지로 다변화해 특정 시장 쏠림을 줄이고, 회복 탄력성을 높여야 한다"며 "우리 수출, 투자 그리고 수은의 금융지원이 현지 경제·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경제협력 모델을 통해 단순 수요처 확대를 넘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대외전략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연계하고, 개발금융 신상품을 활용해 국익을 확대하는 성공적 지원사례를 창출해야 한다"면서 "수출금융부터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아우르는 K-Finance 패키지로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을 선보일 것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부의 변화와 혁신을 본격화하자고 당부했다.
윤 행장은 "기존 관행을 당연시하지 않고 끊임없이 개선과 변화를 추구하는 조직문화를 갖춰야 한다"며 "날로 가속화되는 대외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우리도 더욱 효율적으로 스마트하게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성과와 역량을 중시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인사를 통해 실력을 키워야 할 것이며,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윤리의식이 우리의 조직문화로 자리잡도록 저를 포함한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