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삼성생명)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귀국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삼성생명)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귀국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안세영(22)의 목소리는 배드민턴계를 넘어 체육계 부조리에 경종을 울렸다.

안세영은 지난 8월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에도 그는 배드민턴협회의 선수 지원과 부상 관리 부실, 부당한 관행을 비판했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은 큰 파장이 일었다. 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대표팀 선발 방식과 김택규(59) 현 협회장의 개인 후원 물품 횡령, 배임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대통령실과 정치권까지 사태를 주시했다. 관련 경위를 파악한 문화체육관광부는 배드민턴협회 감사를 진행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9.24.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9.24.

안세영이 쏘아 올린 한마디의 파장은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 등 국내 스포츠계까지 확산됐다. 체육계에 만연한 각종 부조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민은 체육계에 대한 개혁을 강하게 요구했고, 문체부, 국회 등에서도 체육계가 부당한 관행, 조직 사유화 등으로 인해 시대에 동떨어진 조직이 됐다고 질타했다.

체육계 개혁은 현재 진행형이다. 조사단을 꾸려 배드민턴협회 문제를 훑은 문체부는 후원 물품 횡령과 배임 의혹을 받는 김택규 회장에 대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 송파경찰서가 지난달 28일 강제 수사에 나섰다. 아울러 문체부는 이와 관련해 스포츠공정위원회에 김택규 회장의 해임도 요구했다.

또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달 10일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사유로 이기흥(69) 현 체육회장 등을 수사 의뢰했다. 사건은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배당됐다. 그리고 문체부는 이기흥 회장의 직무 정지 통보를 발표했고, 감사원은 특별감사에 나섰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9.24.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9.24.

지난달 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한 문체부는 정몽규(62) 현 축구협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몽규 회장에게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대한 논란,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게다가 자격증이 없는 지도자를 국가대표 코치에 앉히는 등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축구협회에 홍명보(55)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다시 밟으라고 지시했다.

배드민턴협회장, 체육회장, 축구협회장을 새로 뽑는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 역시 앞다퉈 변화와 개혁을 외치고 있다. 제32대 배드민턴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6일, 제42대 체육회장 선거는 1월 14일,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1월 8일에 열린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