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건전성·새먹거리 등, 향후 개선과제 산더미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업황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잇따라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통해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다. 신임 신한카드 사장엔 박창훈 페이먼트그룹 본부장이, 삼성카드 사장엔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이, KB국민카드 사장엔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 담당 부사장이, 하나카드는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우리카드의 경우 사상 최초로 외부출신 후보를 내정하는 강도 높은 쇄신을 단행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당장의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방점을 둔 인사를 진행했다고 입을 모은다. [편집자 주]
우리카드가 출범 이래 사상 최초로 외부출신 인사를 수혈함으로써 고강도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700억 횡령사고를 비롯해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등, 우리금융지주 내 사건사고가 이어진 것에 따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쇄신 의지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통해 우리카드의 신임대표로 진성원 전 현대카드 Operation본부장을 추천했다.
1963년생인 진 후보는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래 첫 외부출신 자회사 대표로 1989년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30여 년동안 카드업계에 종사하며 마케팅·CRM·리테일·Operation 등, 주요영역에서 역량이 검증된 업계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그의 선임 배경에 대해 "지난 2014년 우리카드 출범 이후 최근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전격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진 후보는 12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 후, 새해 1월부터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카드가 외부 인사를 대표로 수혈함에 따라 진 후보자는 전반적인 우리카드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진 대표의 경우 삼성·현대·롯데카드 등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문화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기업문화 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더욱 강력한 내부통제 기반을 구축하고 괄목할 만한 영업성과 창출을 통해 신뢰받는 우리금융을 복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익성 면에서는 우리카드가 지난해 독자 결제망을 구축한 만큼 '카드의정석' 외에 수익성을 끌어올릴 대표적인 상품 구축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우리카드 내에는 카드의정석이라는 대표 브랜드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정원재 전 대표가 브랜딩한 상품을 리뉴얼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야심차게 내놓은 프리미엄 카드인 카드의정석 디어(Dear) 시리즈가 출시한 후 1년을 채 넘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카드의 대표 브랜드 구축은 신임 대표 체제에서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또한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7월 독자결제망을 통해 홀로서기에 나선 만큼, 회원 및 가맹점 확대 역시 진 후보가 진행해야 할 주력 사업으로 평가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7월부터 독자결제망을 구축, 독자카드 회원과 독자가맹점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카드는 지난 10월 기준 독자가맹점 200만점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우리카드의 순이익 역시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1402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동기(1174억원)대비 19.4% 증가하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내년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하락, 금융당국의 카드론 등의 대출 규제와 같은 카드업계 전반에 악재가 예고되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 외에 향후 수익성을 보장해줄 새 먹거리의 발굴은 진 후보의 최대 과제로 손꼽힌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전체 영업수익에서 카드론 등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선 만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는 내년 우리카드 실적에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대출이 늘어난 만큼 동반 상승한 연체율 관리 역시 개선 과제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올 3분기 기준 1.78%로 업계 평균(1.73%)을 상회한다. 나아가 올해들어 연체율이 꾸준한 우상향을 보이는 부분 역시 앞으로 우리카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연체율과 관련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4분기에는 채권관리에 집중해 연체율을 업계평균 수준으로 개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