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AI 영상분석 솔루션으로 주목
'루닛 스코프', 빅파마와 협업 가능성↑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디지털 전환 시기를 맞아 기존 바이오·의료 산업이 인공지능(AI) 접목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IT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내 기업에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며 AI 영상분석 기업 루닛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고부가가치화 전환을 위한 바이오산업 생태계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산업에서는 새로운 융합신산업이 태동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약, 병원·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제공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과 맞물리며 빅데이터·AI를 활용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예방 중심의 능동적인 정밀의료,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의 예방적 의료서비스 등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신광민 한국바이오협회 산업육성팀 팀장은 "트럼프 2기 정부는 AI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며 "규제를 대폭 완화해 미국 AI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융합신산업은 아직 특정 기업·산업이 배타적 독점권 기반의 시장을 선점하지 못한 상황이라 초고속 IT 인프라를 보유한 우리나라에겐 더 많은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며 "AI를 활용한 진단·치료 지원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들을 필두로 새로운 융합신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우리가 선점할 수 있다면 국내 바이오 산업이 고부가가치화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AI 기반 진단·치료 지원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그중 루닛은 암진단 영상판독 보조 솔루션·암치료 관련 단백질 특성 분석 솔루션 등을 40여개 국가에서 인허가 완료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루닛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3% 증가한 168억원, 영업손실은 164억원을 기록했다.
루닛은 지난 5월 인수한 자회사 볼파라 헬스케어의 실적이 처음으로 반영되며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영상분석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CXR'의 비급여 처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역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5% 성장하며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루닛의 내년 컨센서스(실적 평균치)는 매출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889억원, 영업손실은 50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감소한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루닛의 매출 안정성은 볼파라가 담당하고, 성장 가능성은 루닛 스코프가 맡는다고 분석한다.
박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볼파라의 매출은 대부분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장기계약을 맺고 매해 1년치 매출을 인식해가는 구조라서, 매월 30~35억원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한다"며 "내년부터는 볼파라와의 본격적인 시너지가 기대되며 루닛 스코프 사업의 추가적 확장이 가능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루닛은 빅파마와의 협업을 통한 루닛 스코프 매출 확대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11월 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비소세포폐암 대상 AI 기반 디지털 병리 솔루션 개발 전략적 협업 계약으로 실현됐다.
해당 계약은 루닛이 올해 초 개발을 완료한 '루닛 스코프 지노타입 프리딕터'를 활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루닛 스코프를 활용하면 비소세포폐암에서 흔히 발생하는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의 변이 가능성을 5분 이내로 탐색할 수 있다.
또한 EGFR 변이 환자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병리학자를 보조하며 더 많은 EGFR 변이 환자를 찾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백지우 신한증권 연구원은 "아직 분석 건당 수익 구조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있기 때문에 매출 발생을 추정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루닛 스코프가 기존 대비 10%의 환자만 더 찾아내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매출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검사 건당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루닛의 시총은 루닛 스코프가 설명한다. AI 암진단 시장은 경쟁자들이 존재하지만 AI 기반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 기술은 루닛이 독보적이다"며 "현재 다수의 해외 제약사들과 루닛 스코프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sylee0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