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국내 5대 석유화학·정유 기업(에쓰오일·SK이노베이션·LG화학·롯데케미칼·GS칼텍스)이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에쓰오일이 기업 가운데 최하점을 받았다.
16일 기후솔루션은 '멈춰선 탄소중립: 한국 석유화학기업의 길 잃은 약속' 보고서를 발표하고 5대 석유화학·정유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계획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뒤를 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이다. 다만 보고서는 1위를 차지한 SK이노베이션도 국제기준에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820만톤(이산화탄소톤)에 달한다. 석유화학산업의 배출량은 5200만톤, 정유산업의 배출량은 1620만톤으로,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2022년 기준)의 약 10%를 차지한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5450만톤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를 기준으로 에쓰오일이 약 950만톤으로 가장 많은 배출량을 기록했다. GS칼텍스와 LG화학은 각각 850만톤, 800만톤 수준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주요 배출원인 기업들이 막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들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리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으나, 구체적 계획이 없다면 실질적인 감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정유 및 석유화학 5개사를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온실가스 저감 계획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 ▲전과정 평가 전략(LCA) ▲탄소배출권 확보 전략 ▲인증서 ISCC[1] 등 확보전략을 기준 등 6개의 국제기준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SK이노베이션이 24점으로 1위에 올랐다. 그밖에 LG화학(22점), 롯데케미칼(19점), GS칼텍스(16점), 에쓰오일(13점) 순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탄소배출권 확보와 스코프3 배출량 관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전반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실행 및 대응 전략이 미흡하다는 평가다.
최하위인 에쓰오일의 경우 감축 계획이 매우 제한적이며, 스코프3 산정과 전 과정 평가 전략이 부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 저자인 노진선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정유 기업들의 감축 전략은 선언적 수준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저탄소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시대에 적합한 지속 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기후위기 대응과 국가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덧붙였다.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