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나카드 뛰어난 성장 이끈 이호성 대표 하나은행장 내정
성 신임 대표, 하나카드 실적 성장 이어 미래 먹거리 구축 '특명'
성영수 신임 하나카드 대표 내정자. / 하나금융지주 제공
성영수 신임 하나카드 대표 내정자. / 하나금융지주 제공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업황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잇따라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통해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신임 신한카드 사장엔 박창훈 페이먼트그룹 본부장이, 삼성카드 사장엔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이, KB국민카드 사장엔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 담당 부사장이, 하나카드는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특히 이번 인사는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방점을 둔 인사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편집자주]  

지난 2년동안 국내 카드사 중 가장 큰 실적 성장을 이끌었던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하나은행장에 내정됨에 따라, 하나카드는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을 새로운 대표로 세우고 미래 성장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 2년동안 이호성 대표 체제에서 여행 플랫폼 '트래블로그', 프리미엄 카드 브랜드 '제이드' 등의 대표 상품들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성 대표 후보의 경우 전임 대표의 업적을 이어받아 실적과 더불어 미래 성장성을 구축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하나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12일 자회사인 하나카드 신임 대표에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을 추천했다. 성영수 부행장은 1965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에서 경기영업본부장과 외환사업단장, CIB그룹장을 거쳐 현재 기업그룹장과 하나금융에서 그룹 CIB부문장으로 재임 중이다. 

성영수 대표는 후보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외환 사업과 기업영업에 특화된 임원으로 향후 성 대표 체제에서 하나카드는 글로벌과 기업영업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그룹 임추위는 성 사장 후보에 대한 추천 배경에 대해 "하나은행에서 다년간 축적한 기업 영업 부문과 외환 부문 경력을 토대로 하나카드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법인카드 시장과 트래블로그 등 글로벌 관련 상품의 시장 내 위치를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나은행 등 관계회사와의 협업을 제고하여 그룹의 비은행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시킬 수 있는 인물이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성 대표 후보는 추후 개최될 되는 각 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하나은행장에 내정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 하나금융지주 제공
하나은행장에 내정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 하나금융지주 제공

다만 성 대표 후보의 경우 업황 악화 속에서도 뛰어난 리더십으로 하나카드의 실적 성장을 이끈 전임자를 뛰어넘어야 하는 부담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이호성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해외통화 환전 플랫폼 트래블로그의 흥행을 통한 해외 체크카드 이용 확대를 이끌었다. 실제로 올해 10월 기준 국내 카드사의 해외 체크카드 누적 이용금액의 절반 가까이인 2조542억원이 하나카드에서 사용됐다. 이용금액 역시 지난해 같은 달(8584억원)과 비교해 무려 139%(1조1958억원)가 증가한 것이다. 

하나카드의 법인 영업 역시 이호성 대표 체제에서 큰 성장을 이루었다.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누적 사용액(일반)은 11조1434억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9조7050억원에 비해 14.8%(1조4384억원)가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는 "하나금융지주 내 대표적인 '영업통'인 이호성 대표가 하나카드에 부임한 뒤 도전적인 영업문화를 정착시킨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해외 및 법인영업 확대로 하나카드의 순이익 역시 큰 성장을 거뒀다. 하나카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4.8% 증가했다. 이는 올해 3개 분기 만에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뛰어넘은 성과다.  

아울러 현재 하나카드는 이 같은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중위권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실적 경쟁을 벌이던 우리카드와의 누적 순이익(1402억원) 격차는 400억원 이상 벌어졌으며, 다음 목표인 현대카드와(2401억원)의 순이익 격차 역시 557억원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전임자가 이룩한 뛰어난 성과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은 성 대표 후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적용비용 산정을 통해 내년부터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가 다시 인하될 것이 유력하다는 점 역시 새로 부임하게 될 성 대표 후보에게는 악재로 평가된다. 

현재 카드업계는 지난 2012년부터 꾸준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성 대표의 경우 신용판매를 대신해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 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 2년간 하나카드가 실적 성장을 거듭한 만큼, 업계에서는 이호성 대표의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봤다"면서 "그러나 이 대표가 뛰어난 성과를 바탕으로 하나금융지주의 대표 계열사인 하나은행장으로 이동하면서 후임자인 성 후보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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