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및 안전 문의 잇달아...취소율은 다소 낮아"
10일부턴 상승세던 시장...尹 대국민 담화 직후 상승분 반납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영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한국을 여행 위험 지역으로 지정했다는 뉴스가 여행 관련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연말 특수를 노리던 업계의 주가는 계엄 직후 최대 13%까지 빠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난 3일 밤 이후인 4일부터 관련주는 급락했다. 3일 종가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빠진 곳은 롯데관광개발로, 13.77%까지 빠졌다. 동종 업계인 파라다이스(-10.03%)와 GKL(-11.69%) 등도 흔들렸다. 항공주인 대한항공은 9.36%까지, 아시아나는 7.95%까지 하락했다.
여행 관련주도 마찬가지였다. 하나투어(-10.01%)와 노랑풍선(-10.09%)의 주가는 10%가량이 하락했다. 모두투어도 8.56%까지 하락갔다. 면세점과 관련된 호텔신라는 10.36%까지 떨어졌고, 현대백화점(-7.64%)와 신세계(-8.97%) 등도 비슷했다.
연말연시 몰리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했던 업계는 해외 주요 국가들이 한국 여행을 자제하라는 권고 소식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면세와 카지노 업계의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차에 정치적인 이슈가 찬물을 부은 셈이다.
외신 역시 이번 사태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등 관광객 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스웨덴과 미국 등 외빈 방한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계엄 사태 이후 보고서를 내고 내년 1분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19% 감소한 83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까지 업계의 타격은 크지 않았지만, 언제라도 취소 전화가 올 수 있다는 압박감을 토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엄 사태 이후 문의는 많았지만 취소된 건은 없었다"면서도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지금 사태와 관련해) 안전하냐는 문의를 많이 받았다. 다만 문의가 들어온 것에 비해 취소비율은 낮았다"며 "그러나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언제 또 취소 전화가 몰릴지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관련해 주가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해당 이슈가 빠르게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는 이번 이슈가 한국 주식시장의 펀더멘탈 변화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항공주의 하락은 이슈로 인한 불안감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그렇기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관광객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다른 업계와 달리 국내 항공 업계의 경우 외국인 인바운드보다 국제선 이용객 숫자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다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파장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 산업의 주요 데이터는 총입국자수가 아니라 국제선 이용객 숫자"라면서 "메르스 유행 시기(2015년)나 사드 보복(2017년)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급감 시기에도 주요 항공사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형항공사(FSC)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여객수익 비중이 40% 안팎이고, 저비용항공사(LCC)는 국내 아웃바운드 수요에 기반하고 있다"며 "4일 이후 한국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항공권을 취소하는 움직임은 거의 포착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4일부터 지지부진하던 관련주들은 10일부터 오름세다. 여기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주가 반등에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탄핵정국이 이어지는 만큼 단기간의 주가 하락은 나타날 수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진행된 오전 9시40분을 기점으로 주가 상승세는 꺾였다.
특히 롯데관광개발 주가가 급락했다. 10일부터 상승곡선을 그리던 주가는 12일 13시 기준 8000원선이 무너지면서 전일 대비 2.82% 하락한 7940원에 거래중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는 10.38% 빠졌다.
그밖에 파라다이스, 대한항공, 아시아나,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의 주가도 다시 떨어지고 있다.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