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형지아이앤씨엔 호재? 종가 기준 1214원 급등한 10일 전환청구권 행사...채무부담 감소 예상

[한스경제=이호영 기자] 최근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정치발(發) 리스크가 장기화하자 '묻지마' 정치테마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재명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조기퇴진 요구가 높아지자 차기 대권주자로 이재명 대표가 주목받으면서다. 

최근 2~3배 가까이 급등한 패션그룹 형지의 '매그넘·예작·본(남성복)', '캐리스노트(여성복)' 등을 제조하는 형지아이앤씨(I&C)와 학생복 등 단체복을 제조하는 형지엘리트 등이 있다. 주가가 급등하자 형지아이앤씨는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채무 부담을 줄이게 됐다. 

12일 증권가에서는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은 그 기업의 실적 등과는 상관도 없고 아무 의미도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투자 의미도 없다"며 "금방 튀어올랐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단타에 자신 있다면 모르지만 고점에 물리기 쉽다"며 투자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어 "형지엘리트는 오너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같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관련주로 오른 상태"라며 "대선이나 국회의원 선거철 때마다 테마주들이 득세하는데 이번에도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재명 대표가 부각되며 급등한 것"이라고 전했다. 

형지엘리트는 9월 말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이달 3일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직전일인 2일엔 1016원으로 3개월 동안 최저점인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러던 형지엘리트는 비상계엄 선포가 있던 지난 3일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더불어민주당이 2차 탄핵안을 발의한 11일엔 32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찍은 후 급락했다.  이날(12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형지엘리트는 전일 대비 310원이 빠진 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11일) 금감원 공시를 통해 형지엘리트는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이와 관련한 중요 정보 유무를 신중히 검토했다"며 "그 결과 현재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공시 규정상 중요한 공지 사항이 없음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10일 한국거래소로부터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받은 데 대한 답변이다. 이날(10일) 한국거래소는 장 마감 이후 형지엘리트를 주가급등에 따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추가 상승시엔 매매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도 공시했다.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면 한국거래소는 투자주의종목 지정에 이어 투자경고종목, 최종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한다. 

당일(10일) 형지엘리트 종가가 5일 전일 종가보다 60% 이상 오른 데다 종가가 당일을 포함해 최근 15일 종가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5일 전을 기준으로 형지엘리트 주가상승률이 같은 기간 주가지수 상승률의 5배 이상이었다. 

투자경고를 받고 매매 거래 정지 우려마저 일고 있는 것은 형지엘리트나 형지아이앤씨 동일하지만 형지아이앤씨엔 테마주로 묶인 게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 모습이다. 

9월 말 이후 줄곧 400~500원대를 왔다갔다 하던 동일한 형지그룹의 형지아이앤씨도 11일엔 1417원까지 급등했다. 이재명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10일과 11일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것이다. 전환청구권은 CB 전환청구기간이 돌아오면 정해진 전환가액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이번에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금액은 19억6000만원이다. 전환가액은 626원이다. 유진투자증권은 626원에 10일 종가 기준 1주당 1214원짜리 주식을 사들이게 됐다. 이에 따라 증가될 주식수는 313만977주다. 미전환 사채 잔액은 19억4000만원이다. 

형지I&C는 지난해(2023년) 8월8일 유진투자증권을 상대로 8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로 42억원을 조달했다.  이 외에도 신주인수권부사채 35억원도 있다. 다만 신주인수권 행사 시작일이 2025년5월23일로 이번 급등락과는 무관해 보인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까지 형지I&C 주가는 500원대를 왔다갔다 하던 상황이어서 유진투자증권은 12일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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