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12월 3일 밤 10시 30분.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지난 1979년 이후 45년 만이자,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비상계엄이었다.
말 그대로 날벼락 같은 비상계엄이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발표 직전까지 대통령실 참모도 알지 못할 정도로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5500만명의 국민은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에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하며 혼란에 빠질수 밖에 없었다.
비상계엄으로 한반도가 혼란에 빠지자,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흘간 시가종액이 71조원이나 줄었다. 코스피에서 57조원, 코스닥에서 14조원이 증발했다. 또한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1조원이 넘게 매도했다.
환율 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원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지난 6일 기준, 원·달러환율은 1419.2원으로 1주일 전보다 무려 24.5원이나 올랐다. 지난 7일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부결되면서 더 급등하기 시작했고, 9일에는 전 거래일 보다 6.8원이 오른 1426.0원으로 출발했다. 이는 2022년 11월 4일 1426.0원(개장 기준) 이후 2년 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대외신인도 역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영국 BBC와 미국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인해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 될 경우,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의 하방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탄핵 정국이 장기화 될 경우, 국가 신인도 하락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김병환 금융위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수장은 계엄 사태 이후 매일 오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해 금융·외환시장 동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혼란에 빠진 금융시장 안정 조치에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의 불안과 한숨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합니다"고 밝힌 윤 대통령.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오히려 우리 국민의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모양새다.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밤은 금융시장에는 'Bomb(폭탄)'으로 돌아왔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